미리 낸 병원비, 부작용에도 환급 거부 증가 "주의 필요"

핵심요약

피부과·성형외과 다수…"개인 변심으로 해지 못해", 위약금 과다 산정하기도
소비자원 "부득이한 사유 없어도 언제든 해지 가능"
소비자 해지권 제한하는 약관 사용하는 의료기관 주의해야

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의료기관에서 시술·수술 등의 의료계약을 체결할 때, 할인을 미끼로 진료비나 계약금을 선납받은 뒤, 소비자들이 부작용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 할 때 잔여 진료비 환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접수된 의료기관의잔여 진료비 환급 거부 및 과다 공제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은 총 42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라고 20일 밝혔다. 관련된 사례는 올해 1~2월에만 71건이 접수돼 전년도 같은 기간(37건) 대비 91.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납 진료비 환급과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 건(420건)을 진료과별로 분석한 결과, 피부과가 148건(35.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형외과 125건(29.8%), 치과 59건(14.0%), 한방 44건(10.5%), 기타 44건(10.5%) 순이었다.

대부분의 사례는 소비자가 레이저 시술, 성형수술비용, 임플란트 치료비, 다이어트 한약 비용 등을 미리 납부한 뒤, 개인 사정이나 부작용 등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 하면, 의료기관에서 '과실이 아닌 소비자의 단순 변심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이행된 진료비나 위약금을 공제하면 환급액이 적거나 환급할 금액이 없다'는 식으로 환급을 거부하는 방식이었다. 환급액을 산정하는 기준도 결제 금액이 아닌 정가를 기준으로 공제하거나 위약금 등을 과다하게 산정하는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원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30대 여성이 지방분해시술 9회 및 약물치료와 제품을 받기로 하는 다이어트패키지 시술 계약을 체결하고 484만원을 납부한 뒤, 지방분해시술 4회와 약물처방 등을 받았으나 멍과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시술을 받기 어려워 계약 해지와 잔여 진료비 환급을 요구했지만, 이행된 시술비를 정가로 공제하면 환급할 금액이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환급을 받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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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70대 남성이 지난해 10개 임플란트 식립술과 보철치료 등을 계획하고 1100만원을 납부한 뒤, 임플란트 1차 수술을 받았는데, 지난 1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하면서 유가족들이 선납한 치료비의 잔액 반환을 요구했지만 명확한 근거 없이 300만원만 환급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원은 의료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각 당사자가 언제든 해지할 수 있고, 부득이한 사유가 없을 때에도 위약금과 이행된 시술비를 제외한 비용은 환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해지, 공제 등의 조건을 담은 개별 약관도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로 볼 수 있는지 확인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 △선착순 및 기간 한정 할인 이벤트 등을 홍보하며 현장에서 즉시 계약을 유도하는 경우를 주의하고, △계약한 의료행위의 세부적인 금액과 구성, 공제액, 위약금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며,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이 있다면 계약 체결을 신중히 결정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수술비나 시술비로 지불하신 선금은 원칙적으로 환불하지 않는다', '할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환불이 불가능하다', '단순 변심 및 개인차에 의한 티켓 변경 및 환불 요청은 절대 불가하다' 등 소비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약관이나 시술 동의서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은 계약 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해지를 할 때는 근거가 남도록 분명하게 의사를 밝히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환급을 요청하되, 환급을 거부당할 경우 약관 및 시술 동의서 및 견적서 등의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자원은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진료과별 의학회에 이번 분석 결과를 제공해 의료계약 체결 시 시술 종류와 횟수, 개별금액, 위약금 등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의료기관 교육 및 계도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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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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