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한국 진경 문화의 정수, 관동 풍류의 길을 가다
(강릉=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강원도는 백두대간과 동해가 빚어내는 빼어난 경치로 관동 팔경으로 불렸다. 우리나라 고유 산천의 아름다움을 진경(眞景) 문화로 꽃피운 곳이다. 또한 예로부터 문인들이 산수, 풍경, 고사, 풍속 등을 노래와 시조로 표현하며 풍류를 즐겼던 곳이다.
문화재청이 문화유산방문 캠페인에서 지난 해 선정한 관동 풍류의 길은 강릉의 경포대, 선교장, 오죽헌이며 속초 신흥사, 양양 낙산사, 평창 월정사에 이른다.
◇ 시인들이 학문을 닦고 마음을 수양한 그곳, 경포대
경포대는 고려 중기 김극기의 '경포대'라는 시와 '강릉팔영', 고려 말 안축의 '관동팔경', 조선시대 송강 정철의 '관동팔경'에 언급된 곳이다. 시인 묵객들이 자연 풍광을 음미하며 학문을 닦고 마음을 수양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규모는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과 48개의 기둥, 정면 5칸, 측면 5칸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선 후기 양식의 정자다.
'경포대'라는 두 개의 현판이 있는데, 전자체 현판은 유한지의 글이고, 해서체 현판은 이익회의 글씨다. 안에는 율곡 이이가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비롯해 숙종이 직접 지은 '어제시'와 조하망의 '상량문' 등 수많은 명사와 시인 묵객의 글이 게시돼 문화적 가치가 높다.
경포대를 기록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고려 명종 때 문신 김극기가 남긴 '팔영'이다. 경포대는 1326년(충숙왕 13년)에 인월사 옛터에 세웠던 것을 조선 조에 이르러 1508년(중종 3년)에 강릉 부사 한급에 의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여러 차례 중수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 1천 4백년 역사 불교 성지, 월정사
월정사는 643년(선덕여왕 12년) 신라의 승려 자장이 창건한 사찰이다. 산 전체가 불교 성지가 되는 곳은 남한에서 유일하다.
오대산의 정기가 모인 곳에 고요하게 들어앉아 있는 월정사는 문수보살의 성산(聖山)으로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띈다.
월정사는 1964년 화엄학 대가인 탄허스님의 제자 만화스님이 현재의 적광전을 중건하고 이후 현해스님이 대법륜전을 건립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몇 차례의 화재로 많은 성물(聖物)과 문화재를 잃긴 했으나 나름의 독특한 특징을 지닌 당우와 국보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을 비롯해 많은 보물과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의 오대산 사고가 위치한 곳으로 조선왕조실록의 역사와 수려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장소다.
◇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 강릉 오죽헌
오죽헌은 역사적 인물인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로 조선 중종 때 건축됐다. 뒤뜰에 검은 대나무가 자라 '오죽헌(烏竹軒)이라 이름이 지어졌으며 한국 주택건축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건축학적 면에서도 가치 있는 곳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팔작지붕 양식이며 건물을 향하여 왼쪽 2칸은 대청이며 오른쪽 1칸에 온돌방을 들였다. 지붕 합각 밑을 가리기 위해 우물천장을 만들거나 종량과의 사이에는 대공을 받치는 등의 형식은 오래된 기법을 따르고 있다.
이는 조선 초기의 주심포집에서 볼 수 있는 대공의 계통을 이은 것이다. 기둥머리에 배치된 공포는 주택건축에서 보기 드문 이익공 형식으로 그 세부 수법으로 보아 가장 오래된 익공집 건축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기획 : 도광환, 구성 & 내레이션 : 유세진,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 연출 : 김현주, 장소제공 : 드위트리 캐러밴>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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