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기술로 자폐 정밀 판독···서울대와 손잡고 전문 시설 개소
조기 진단 통해 예후 개선 가능한 시기에 치료
KT도 성모병원과 협업해 ‘당뇨 치료’ 기술 개발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 확대에 보폭 넓히는 통신
국내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만 18개월부터 장애 진단이 가능하지만 병원 예약이 밀려 있어 통상적으로 만 5세가 돼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만 24개월 이내에 진단하고 치료가 이뤄지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데 이보다 늦어지면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과 손잡고 영유아와 부모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발달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영유아 발달진단 AI 리빙랩’을 서울 종로구에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일반 가정의 거실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진 AI 리빙랩은 고성능 카메라 등 전문 행동관찰 검사 장비가 구축된 3개의 검사실과 각 검사실의 장비를 통합적으로 통제하는 관찰실로 구성돼 있다. 아동의 발달 지연이 우려되는 부모는 자녀와 함께 임상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행동 관찰, 시선 추적, 언어 발달 등의 검사를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의 딥러닝 기반 ‘비전 AI’ 기술은 검사를 받는 아동과 부모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AI는 부모를 등지고 있는 아동을 불렀을 때 고개를 돌리는지 여부를 관찰하는 호명반응 검사에서 호명횟수, 반응속도, 반응강도(고개를 돌리는 각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애 정도를 수치화한다. 평가 결과에 대한 가중치는 전문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조정된다.
AI는 같은 환경에서 동일한 기준의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고, 시선·표정·행동 등을 함께 관찰하기 때문에 기존에 의료진에게 제공되던 부모 설문이나, 제각기 촬영한 영상보다 일관성 있고 종합적 판단을 하는 데 효과적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은 AI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의학적 장애 여부를 판정하고, 장애로 판정되면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증상이나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인데, 다양한 데이터를 AI 기술을 통해 인식하고 분석해 개별 환자에게 적절한 디지털 치료 개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AI 기술을 의료 영역에 접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AI가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15초 안에 자동으로 분석하는 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를 출시했다.
질환 탐지 정확도가 높고, 기존 엑스레이 장비 교체가 필요 없이 웹 기반으로 사용이 가능해 현재 전국 150여개 동물병원에 보급됐다. SK텔레콤은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전국의 수의사, 동물보건사 등 동물병원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오프라인 교육도 한다.
또한 KT는 가상공간에 현실과 똑같은 쌍둥이를 만들어 당뇨 치료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T는 서울성모병원이 연속혈당 측정기, 인슐린 펌프 등으로 수집한 당뇨 환자 생체정보를 활용해 AI 식이관리 솔루션과 진화형 인공췌장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다. AI 식이관리 솔루션은 음식 종류와 영양성분 등을 자동 인식해 식단 관리를 돕는다. 진화형 인공췌장 알고리즘은 환자 혈당에 맞게 주입될 인슐린 양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통신사들이 AI 기술을 앞세워 의료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병원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더불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 인사이츠는 전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올해 3000억 달러(약 398조원)에서 2025년 5044억 달러(약 669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의 통신사들도 현지 의료기관들과 함께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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