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인뱅}의 꿈]②케이뱅크 위기와 비대면의 한계

박은경 2023. 4. 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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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성장세로 시중은행을 긴장시켰던 인터넷전문은행에 우려가 제기된 건 케이뱅크의 영업 중단이었다.

그 사이 시중은행에선 하나은행이 점차 성장세를 높이더니 카카오뱅크보다 큰 폭의 성장을 일궜다.

케이뱅크는 우여곡절 끝에 KT 계열사인 비씨카드가 대주주로 등판하고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영업 중단 15개월 만인 2020년 7월 기사회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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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확충 문제로 15개월간 영업 중단
카카오뱅크 은행과 맞서기엔 역부족
시중은행 "경쟁상대로 의식하지 않는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가파른 성장세로 시중은행을 긴장시켰던 인터넷전문은행에 우려가 제기된 건 케이뱅크의 영업 중단이었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카카오가 금산분리 규제로 지분율 10%(의결권 있는 지분 4%)에 묶이자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고,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자본을 수혈받으며 안정적 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같은 원군을 찾지 못했다.

설립을 주도했던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자본 수혈에 실패했다.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설립 첫해부터 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그해 4월부터 신규 신용대출 판매를 차례대로 중단하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했다. 출범 2년 만의 일이다.

케이뱅크 로고와 쓰러져있는 체크 피스. [사진=박은경 기자]

2019년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도 토스뱅크가 자금 조달 우려로 고배를 마셨던 점을 고려할 때 자본 확충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번째 숙제였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적정성에 의구심을 제기했고, 그 사이 시중은행은 탄탄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입지를 굳혔다. 카카오뱅크가 선전했지만, 은행과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 '모임통장',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 등을 출시하며 성장을 이어갔지만, 시중은행의 장벽은 견고했고 비대면의 한계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출범 2년 차였던 2018년 말 총자산 기준 성장률은 107%에 달했지만 2019년 들어 성장세가 꺾이더니 지난해 말에는 9.6%로 내려왔다. 그 사이 시중은행에선 하나은행이 점차 성장세를 높이더니 카카오뱅크보다 큰 폭의 성장을 일궜다.

카카오뱅크와 하나은행 총자산기준 성장률 추이. [그래픽=아이뉴스24]
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점유율 격차. [그래픽=아이뉴스24]

케이뱅크는 우여곡절 끝에 KT 계열사인 비씨카드가 대주주로 등판하고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영업 중단 15개월 만인 2020년 7월 기사회생했다. 그 사이 토스뱅크도 문을 열며 인터넷전문은행은 다시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토스뱅크가 영업 9일 만에 대출한도를 소진하며 일부 대출을 중단했다. 2022년 토스뱅크도 영업을 재개했지만 925억원의 적자를 봤다. 영업 첫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838억원, 1천24억원의 적자를 낸 만큼 흑자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업계에선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가계 및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토스뱅크의 총여신은 6천606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조648억원) 대비 68% 감소한 수준이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일 년 사이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건전성 위기마저 닥쳤다.

인터넷전문은행 부실채권 추이. [그래픽=아이뉴스24]

성장에 한계를 느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은 요지부동이다. 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면 영업 추진도 깜깜무소식이다. 지난 2018년에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법인 대면 영업 허용을 위해 입법예고하고, 이듬해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무산됐다.

은행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초창기 긴장감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을 경쟁상대로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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