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22회계연도 무역적자 역대 최대 214조원···엔저+에너지가격 상승에 발목 잡혔다

이윤정 기자 2023. 4. 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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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래픽

일본의 2022회계연도 무역수지가 21조7285억엔(약 21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액은 더 크게 늘면서 역대 최대 무역 적자 기록을 갱신했다.

교도통신·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2022회계연도(2022년4월~2023년3월)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속보치)가 21조7285억엔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년도 적자 규모에서 4배 가량 폭증한 것으로,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무역 적자를 기록한 해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3년(13조7564억엔 적자)이었다.

수출액은 이전 회계연도 대비 15.5% 증가한 99조2265억엔(약 978조원), 수입액은 32.2% 늘어난 120조9550억엔(약 1192조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1979년 이후 역대 최대치였지만 수입액이 크게 증가해 무역 적자 폭이 커졌다. 교도통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화력발전에 사용되는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크게 늘어 수출 증가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 하락도 무역 적자를 심화시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달러당 평균 111.91엔선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35.05엔선까지 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원유 수입은 수량 기준 6.8%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70.8% 증가한 13조6932억엔이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수량은 1.3%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은 77.6% 증가한 8조8923억엔으로 크게 늘었다.

수출액은 자동차가 28.0% 증가한 13조7351억엔, 철강은 15.1% 증가한 4조7629억엔, 반도체 제조장치는 13.7% 증가한 4조463억엔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대 미국 수출액은 21.3% 증가한 18조7030억엔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액이 26.4% 늘어 수출증가를 견인했다. 대 중국 수출은 1.3% 증가한 18조5138억엔을 기록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지난달 일본의 수출액은 8조8243억엔(약 87조원), 수입액은 9조5788억엔(약 94조 46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무역적자는 7545억엔(약 7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20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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