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더 늘면 PF 부실화 우려… "건설업체 도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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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촉발된 국내 부동산 침체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급증한 미분양 주택이 브리지론의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달 PF 대주단이 전국 공사현장 중 자금난에 시달리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성 평가를 진행해 정상화 확률이 높은 곳에만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이 경우에도 대주단 손실이 작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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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902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총 미분양 주택은 7만5400가구로 2021년 9월 1만3800가구에서 약 1년6개월 만에 5.5배 가까이 증가했다. 소위 '악성 미분양'이라는 별명이 붙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증가속도는 상대적으로 낮으나 지난 2월부터 전국적으로 1000가규 이상의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김정주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미분양 물량의 시장 내 누적이 투자자들의 원리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 브리지론의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로의 전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본PF 전환 지연으로 브리지론의 부실이 점차 현실화되는 상황"고 주장했다.
브리지론은 착공 전 단계에서 토지매입과 초기 사업비 조달을 위해 이뤄지는 PF로, 본PF를 통해 상환이 이뤄지는 단기·고금리 대출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본PF 실행의 매력은 개발사업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이 이뤄져 분양대금을 통해 정상적으로 상환될 수 있는 경우 강조된다.
브리지론의 본PF 전환이 미뤄지면 과거 수년간 브리지론에 대한 대출과 지급보증을 확대해 온 증권사,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의 업권에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브리지론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공매 처리되는 사업장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건산연 측 입장이다.
본PF가 이미 실행돼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끝마친 사업장에서도 분양률 하락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이 지연돼 PF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 등 미분양이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본PF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재무상황도 점차 악화되고 있어 부도로 인한 부실 규모 확대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산연 측은 PF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최소화하기 위한 세밀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달부터 PF 대주단은 전국 5000여 개 사업장 중 부실 가능성이 있는 5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성 평가를 통해 자체 정상화 작업과 캠코 등에의 매각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부실채권의 선제적 처리를 위해서다.
김 연구실장은 "이미 부동산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상태이므로 부실채권의 처리 과정에서 대주단이 부담하게 될 전체 손실 규모가 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주간 갈등 심화로 부실채권 처리가 지연돼 부실이 추가 확대되거나 PF 부실의 현실화 과정에서 금융기관 부실이 촉발돼 금융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작용할 가능성 등에 대해 세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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