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마자 KT 3연승···승률왕의 위엄, 엄상백 “이닝, 계속 늘려가겠다”
엄상백(27·KT)은 지난 시즌 선발과 중간계투를 계속 오갔다. 보직이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로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들을 오가며 잘 채웠다. 총 33경기 중 선발로 나간 22경기에서 10승2패를 기록했다. 중간계투로 나간 11경기에서도 1승을 보탰다.
어느 자리에 나가도 별 기복 없이, 큰 힘 들이지 않고, 입 꾹 다물고 자기 공을 던지는 엄상백의 꾸준한 안정감은 지난해 KT가 버틴 큰 힘이 됐다. 엄상백은 승률왕(0.846)에 올랐다. 140.2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에 3.1이닝이 모자랐지만 총 11승2패로 두 자릿승수를 거뒀기에 타이틀홀더의 자격이 주어졌다.
승률왕 엄상백은 올시즌 첫 등판에서도 무리 없이 첫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엄상백은 지난 19일 수원 SSG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안타 1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KT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5선발을 차지하고 시작했으나 첫 등판이었던 5일 KIA전에서 팔꿈치 이상으로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당시 경기는 우천 노게임이 됐고 재활을 거친 엄상백은 2주 만에 돌아와 기록상의 첫 등판에 나섰다. 바로 첫승을 수확했다. 가벼운 부상이기는 했으나 재활을 마치고 왔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무엇보다 엄상백을 앞세운 KT는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개막하기도 전부터 필승계투조 김민수, 주권, 외야수 배정대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개막하자 선발 소형준과 엄상백이 차례로 부상당하면서 ‘부상병동’이 됐던 KT는 7~8일 롯데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뒤 연승을 이어가지 못한 채 3연패도 겪었다. 그러나 16일 한화전부터 타격이 터지기 시작해 18일 SSG전까지 2연승을 거둔 뒤 엄상백이 복귀했다. 그리고 첫 3연승을 달렸다.
불펜이 약해진 KT는 선발과 타격의 힘으로 시즌 초반을 버텨야 한다. 선발 소형준과 엄상백이 차례로 빠지면서 불펜 운용이 힘겨웠던 KT는 돌아온 엄상백의 쾌투로 한층 수월하게 마운드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엄상백은 복귀 첫 등판이라 이날 70개로 5이닝 정도를 계획하고 등판했다. 빠른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을 더해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가며 68개밖에 던지지 않은 채로, 팀이 5-0으로 앞서자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상의 결과를 냈다.
엄상백은 “체인지업이 효과적으로 들어가 좌타자들을 묶을 수 있었다”며 “(개막하자마자 다쳤지만)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했다. 오늘 5회까지 던졌으나 앞으로 이닝도 투구 수도 점차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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