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복부혈관 주위 OO 많으면 발병위험↑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콩팥병,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복부혈관 주위에 지방조직이 과다하게 축적되거나 지방조직의 질(Quality)이 낮으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권순효 순천향대학교 신장내과 교수와 이은지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단층촬영(CT) 데이터 분석으로 복부혈관 주위 지방조직과 대사증후군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영양대사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

대사증후군이란 한 사람에게 혈압상승, 고혈당, 혈중지질이상, 비만(특히, 복부비만) 등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가 겹쳐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사증후군은 단일한 질환이 아니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인자가 더해져 발생하는 포괄적 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콩팥병,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높이며, 유방암, 직장암 등 각종 암 발생과 사망률과도 관계가 있다. 이에 따라 대사증후군은 조기진단을 바탕으로 생활습관관리 등을 통해 합병증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사증후군 발생의 주요원인은 복부지방과 신장, 간, 근육처럼 지방이 쌓여선 안 될 곳에 축적되는 이소성 지방(Ectopic Fat)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소성 지방 가운데 하나인 복부혈관 주위 지방조직은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아 구체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일반인의 복부혈관 주위 지방조직이 대사증후군과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위해 복부와 골반 CT를 촬영한 50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혈관과 신경, 림프관이 있는 콩팥굴(Renal Sinus) 지방조직과 복부대동맥 주위 지방조직의 양을 측정하고, 지방조직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지방 감쇠 계수(Fat Attenuation Index)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에 해당하는 구성요소가 많을수록 혈관 주위 지방조직의 양은 증가하고 지방감쇠계수는 감소했다. 대사증후군 진단기준은 ▲복부비만 ▲상승된 혈압 ▲상승된 혈당 ▲저하된 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상승된 중성지방으로 대체로 이들 구성요소 중 3개 이상일 때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특히 체질량지수를 포함한 여러 변수를 고려한 후에도 혈관 주위 지방조직의 양은 대사증후군인 이들이 얼마나 심하게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지의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 반면 지방 감쇠 계수 감소는 대사증후군 구성요소가 1~2개인 이들의 대사증후군 발생위험과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해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복부혈관 주위 지방 조직을 CT영상으로 평가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비교적 낮은 환자에서도 잠재적으로 유용한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임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영상자료를 이용해 대사질환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중요한 단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