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마친 일행 쫓아가 "음주운전 신고하겠다" 협박…신종 현금 갈취 수법?

식사 마치고 나온 일행 따라와
"음주운전 신고하겠다" 협박

음주운전자를 추적하는 내용의 콘텐츠로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는 유튜버 '음주운전 헌터 올빼미'는 19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요즘 음주운전과 관련해, 신종 삥듣기라는 말도 있던데 음주운전자 못지않게 악랄한 짓이 아닐까 싶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음주운전이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면서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쫓아가서 협박하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신종 현금 갈취' 수법이 등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자가용으로 귀가하는 일행을 뒤쫓아가 현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이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주운전 자경단의 신종 삥뜯기 수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가 올린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15일 0시 15분쯤 경기 평택 소사벌 인근을 지나던 A씨 부부 차 앞을 흰색 차 한 대가 깜빡이도 켜지 않고 2개 차선을 한 번에 이동해 급정거하며 위협적으로 가로막았다.

사고가 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 만큼 크게 놀란 A씨 일행은 "아는 사람이야?", "핸들 꺾는 게 이상한데 술 마신 것 아닌가"라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 흰색 차에서 내린 남성 B씨는 A씨 부부 차로 다가와 오히려 "술 마신 것 같은데 경찰을 부르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부부 모임으로 식당에서 반주 한 잔씩 하고 친구네 부부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었다"며 "신랑은 술을 한 잔도 못 하는 사람이라 이날도 콜라만 마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B씨에 "술 마시지 않았다. 그쪽이 술을 마신 것 같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경찰이 출동했고 음주측정 결과 A씨의 남편과 흰색 차 운전자 모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유튜버 '음주운전 헌터 올빼미'가 19일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올린 글. 이 유튜버는 이 신종 현금갈취 수법은 옳지 않다면서 자신이 운영해 온 채널 콘텐츠와는 다르다며 거리를 뒀다. 유튜브 캡처

A씨는 최근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연이어 화제가 됐던 점을 악용한 '신종 현금갈취 수법'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다. 그는 "보통 음주 의심 차량을 발견한다면 상대에게 신고하겠고 의사를 묻기 전에 경찰에 신고하는 게 먼저 아닌가"라며 "블랙박스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술을 마셨던 장소부터 계속 따라왔고 우리 차에 탄 네 명이 모두 술을 마셨다고 확신하고 따라온 것 같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B씨의 행동은 난폭운전으로,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A씨 일행이 사고 가능성이 큰 행동이었다며 항의하자, B씨는 "사고가 난 것이 아니어서 사건도 안 된다"며 약을 올리며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실제 A씨가 경찰에 난폭운전에 대한 과태료 처분이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사고가 안 났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A씨는 "나이도 20대 중반처럼 보였는데 쉽게 돈 벌 생각하지 말라고 혼내주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 글에는 "음주운전 신고한다고 협박한 후 돈을 뜯어내는 협박 수법 맞다. 일부 오토바이 배달 운전자들이 많이 하던 것",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위험하다", "음주운전 헌터 유튜버 아닌가" 등의 누리꾼들 반응이 이어졌다.

음주운전자를 추적하는 내용의 콘텐츠로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는 유튜버 '음주운전 헌터 올빼미'는 19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요즘 음주운전과 관련해, 신종 삥듣기라는 말도 있던데 음주운전자 못지않게 악랄한 짓이 아닐까 싶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음주운전이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면서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쫓아가서 협박하듯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