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념하는 시계들 [정희경의 시계탐구 22]

2023. 4. 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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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정희경 매뉴얼세븐 대표
인스타그램 @watchmanualcom
이 기사는 04월 19일 10: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시계업계에서는 회사의 설립 연도, 특정 컬렉션이나 시계의 출시, 창립자의 탄생일 등 역사 속 중요한 시점을 기억하는 행사를 개최합니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한 시계를 내놓기도 하죠. 주로 5년이나 10년 단위로 기념해를 정하는데 2023년에는 어떤 브랜드와 시계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 세이코 라우렐(Laurel) 110주년  
12시 방향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빨간색으로 처리한 라우렐 시계는 회중시계에 고리를 단 형태이지만 세이코와 일본산 최초의 손목시계로 꼽힌다. 1913년 출시, 올해 110년을 기념하면서 세이코 프레사지 110주년 기념 시계를 2,500개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2. 블랑팡 피프티 패덤스(Fifty Fathoms) 70주년 
1953년 처음 출시한 블랑팡의 피프티 패덤스는 현대적인 다이버 시계의 표준을 마련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계식 자동 무브먼트, 항자성, 수중에서도 읽기 쉬운 야광 표식, 방수를 위한 이중 잠금 크라운과 케이스백, 잠금 장치를 두거나 이후 단일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베젤 등을 제일 먼저 보여준 시계다. 블랑팡은 피프티 패덤스의 70주년 외에도 해양 환경 보호와 연구를 하는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20주년, 곰베사 원정 10주년을 동시에 축하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원작을 그대로 닮은 액트원 한정판에 이어 액트투 한정판으로 테크 곰베사 시계를 출시했다. 하반기에 다음 기념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3. 롤렉스 익스플로러(Explorer)와 서브마리너(Submariner) 70주년과 데이토나(Daytona) 60주년 
익스플로러는 이름 그대로 1950년대 초 심해 잠수, 항공, 등산, 과학 탐사와 같은 전문적인 활동을 위한 도구로서 개발된 시계다.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착할때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추얼 시계를 착용하고 있었고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념하며 탄생한 시계가 익스플로러다. 2023년 롤렉스는 40mm 지름으로 남녀 모두 착용할 수 있는 익스플로러를 소개했다. 1953년에는 서브마리너도 출시했다. 당시 수심 100m(330피트)까지 방수되는 최초의 다이버 시계로 회전식 베젤을 통해 잠수 시간 측정이 가능했다. 

롤렉스 데이토나는 1963년 출시해 60주년이 되는 해다. 코스모그래프란 이름의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1963년 미국 데이토나 해변에서 열리는 경주에서 이름을 가져와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로 불렸고 견고하고 방수가 잘 되며 베젤 위에 타키미터 눈금을 각인한 디자인이었다. 롤렉스는 2001년 데이토나에 자체 개발한 칼리버 4130을 탑재하기 시작했는데 2023년 이를 개선하고 마감을 넣은 4131을 개발, 케이스 후면에서 보이는 모델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4. 태그호이어도 까레라(Carrera) 60주년 
1962년 호이어의 책임자로 임명된 잭 호이어는 자동차 경주에 실제 참여할만큼 모터스포츠의 애호가였다. 데이토나, 까레라 파나메리카나 등 자동차 경주에 영감을 받은 크로노그래프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착안, 1963년 까레라를 출시했고 올해 60주년을 기념했다. 길게 뻗은 케이스 밴드와 각진 러그를 가진 시계는 처음 단일 톤이었지만 이후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작은 서브 카운터의 색상을 대비되도록 만든 판다 또는 리버스 판다라 부르는 투톤 다이얼을 내놨다. 60주년 모델은 초기 모델처럼 판다 크로노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고 글래스박스 2447 SN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도톰하게 올라온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특징이다. 한정판인 시계는 까레라를 탄생시킨 잭 호이어의 어록을 담은 빨간 레이싱 레드 컬러의 전용 상자에 담긴다. 

5. IWC 인제니어(Ingenieur) 40주년
1972년 오데마 피게의 로열오크, 1976년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에 이어 위대한 시계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는 1983년 IWC의 인제니어를 디자인했다. 출시 이래 40주년을 기념하며 지름 40mm 스틸 케이스에 블랙, 실버, 블루 컬러 다이얼을 가진 인제니어 오토매틱 40을 출시했고 특별히 전체 티타늄 시계도 내놓았다. 120시간 파워 리저브되는 자체 칼리버 321111을 탑재하고 있지만 원작의 감성에 충실하기 위해 솔리드백으로 마감했다. 

6. 오데마 피게 로열오크 오프쇼어 (Royal Oak Offshore) 30주년
1972년 제랄드 젠타가 디자인한 로열오크를 더 스포티하게 발전시켜 1993년 엠마누엘 기에가 디자인한 로열오크 오프쇼어는 로열오크만큼이나 사랑받는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고 30년을 기념하며 전체 세라믹 소재의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출시했다. 

7. 프랭크 뮬러 크레이지 아워스(Crazy Hours) 20주년
크레이지 아워는 자유분방하고 컬러풀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로 대표되는 시계로 올해 출시2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며 베트남인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홈 뉘엔과 협업해 뱅가드 크레이지 아워스 바이 홈 뉘엔 시계를 소개했다. 특유의 스케치로 로고와 모델명, 인덱스 숫자를 그린 독특한 시계는 무채색부터 컬러 모델까지 5개 모델이 있다. 

정희경


<노블레스>, <마담휘가로> 등의 잡지에서 기자, 부편집장을 지냈고 타임포럼 대표를 거쳐 현재 매뉴얼세븐 대표를 맡고 있다.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 여러 시계업체의 직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2015년부터 고급시계재단(Fondation de la Haute Horlogerie) 아카데미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시계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스위스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the 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경 CFO Insight에 연재하는 문제들을 모아 <시계지식탐구>를 발간했고 전자책으로 볼 수 있다. 1호는 파란 다이얼과 금속 밴드를 가진 시계, 2호는 판다 크로노로 시리즈물로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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