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해프닝에 발칵…'누누티비' 악몽 꼬리에 꼬리
사칭 사이트로 드러나…불법 생태계 끈질긴 생명력
유사 플랫폼 운영 활개 "악순환 못 끊으면 우후죽순"
불법 OTT(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대명사처럼 각인된 '누누티비'. 이 사이트가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온라인이 크게 술렁였다. 그러나 누누티비 운영진이 이를 부인하면서 사칭 사이트가 벌인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누누티비 운영 재개가 사실이든 아니든, 관련 사태로 인해 수면 위로 불거진 불법 OTT 생태계의 끈질긴 생명력만 새삼 재확인한 셈이다.
최근 들어 SNS를 중심으로 '30일부터 누누티비 운영을 재개한다'는 내용의 공지가 빠르게 퍼졌다. 글쓴이는 자신을 스튜디오유니버셜팀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지난 14일 전방위적인 압박 속에 스스로 서비스를 종료한 누누티비 운영자였다.
논란이 번지자 스튜디오유니버셜팀 측은 지난 18일 공지를 통해 "재오픈 계획은 일절 없다"고 밝혔다. "데이터도 삭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누누티비를 사칭한 채널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현실 진단까지 곁들였다.
지금은 폐쇄된 누누티비는 지난 2021년 개설 이래 총 접속자 수가 830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뒀던 이 플랫폼은, 국내외 OTT 신작 등을 무단으로 올려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OTT업체·방송사 등으로 꾸려진 영상저작권협의체는 누누티비로 인한 저작권 피해액이 약 4조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OTT 업계는 누누티비가 문을 닫더라고 유사·사칭 사이트가 여전히 활개칠 것이라고 깊이 우려해 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상에는 '□□티비' '△△티비'라는 이름을 내건 불법 플랫폼이 버젓이 운영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 같은 불법 OTT는 무단으로 신작 영화·드라마를 올려 무료로 제공하면서 해당 사이트에 붙는 광고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이러한 불법 생태계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제2, 제3의 누누티비 출현은 불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불법 거부 이용자 의지, 선순환 구조 만드는 데 절대적"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 운영자가 서비스 종료 공지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누누티비 문을 닫은 결정적인 이유는 '걷잡을 수 없는 트래픽 요금 문제'가 컸다"며 "이는 결국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언제든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와도 같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 불법 OTT 운영자는 경험치를 통해 콘텐츠 무단 유통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잘 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들은 여의치 않은 상황 탓에 불법 행위를 잠시 멈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검은 돈을 쥘 수 있는 손쉬운 길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리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불법행위로 어렵지 않게 거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한편, 사후 처벌을 강화하는 데로 정책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연장선상에서 현재 누누티비 운영진에 대한 경찰 수사와 콘텐츠 불법 유통에 대한 정부 대응책 등이 어떻게 결론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 인식 개선 필요성 역시 강조되는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가 막대한 불법 수익을 거둔 데는 이른바 트래픽으로 대변되는 수많은 이용자들의 접속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불법행위를 거부하는 이용자들 의지는, 질 좋은 영상 콘텐츠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절대적이다. 이것이 법·제도적 대응책보다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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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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