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남성, 암 진단 시 ‘다발성 위암’ 주의··· 개수보다 형태 중요
65세 이상 남성에서 다발성 위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고, 암의 개수보다는 형태가 생존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발성 위암이란 위장의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혹은 1년 이내 시차를 두고 다수의 암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의 김나영 교수팀은 2003~2020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성 위암(3~4기)을 포함한 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4603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 다발성 위암은 4.04%(조기 위암 5.43%·진행성 위암 3.11%)에서 발생했는데, 일반적인 위암과 비교해 남성(1.7배), 65세 이상 고령(1.5배), 조기 위암(1.9배)에 해당할 경우 위험도가 많이 증가했다.
암의 개수는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암의 형태가 한 곳에 뭉친 덩어리 모양일수록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학적 측면에서 형태가 장형(덩어리 암)일수록 미만형(작고 넓게 퍼진 암)보다 경과가 좋았고, 미만형 위암이 있더라도 장형 위암이 한 개라도 있으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암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위암 조기 진단율은 80%를 넘어섰고, 내시경 절제술과 복강경 수술 등 위암 치료법 또한 빠르게 발전했다. 이에 따라 1993~1995년 43.9%에 불과했던 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016~2020년 78%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위의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발견된 ‘동시성 위암’이나, 1년 이내의 시차를 두고 여러 개의 암이 생기는 ‘이시성 위암’ 같은 다발성 위암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발견된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암이 새롭게 생겨나거나 진단 과정에서 일부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65세 이상 남성에서 조기 위암 소견이 보이면 다발성 위암을 염두에 두고 세심한 검사를 통해 추가적인 병변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다발성 위암으로 진단되면 장형 위암의 존재 여부를 확인해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향후 치료 계획 수립 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교수는 “고령 남성의 경우 다발성 위암을 고려해 암을 처음 발견했을 때 종양이 여러 개가 있지 않은지, 또 제거술을 받은 후 추적 관찰을 할 때도 다른 부위에 위암이 생기지 않았는지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다발성 위암으로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어서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 ‘거트 앤 리버(Gut and Liver)’에 게재됐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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