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파는 무신사, 이제 화장품 사업을 한다고요?[최수진의 패션채널]

2023. 4. 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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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꼭, 무신사의 화장품을 사용해야 '나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Z세대들이 안 좋아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무신사가 뛰어든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고가 화장품 시장보다 더 살아남기 어려운 곳입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이번에는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어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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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브랜드 '오드타입' 론칭…무신사 "기존 뷰티 업계 틀 벗어나"
무신사가 뷰티 브랜드 '오드타입'을 선보였다. (사진=무신사)

'무신사'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커뮤니티? 아니면, 1020세대가 많이 입는 옷 파는 회사?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든 공통점은 '패션'일 겁니다. 바로 어제(19일)까지는요. 

무신사가 오늘(20일) 새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컬러와 표현 방식을 적용한 메이크업 브랜드 '오드타입'을 선보인다는 건데요. 이제 직접 화장품까지 만든다고 합니다. 이미 시장에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서 독점 유통하는 게 아니라, 자체 제작한 브랜드라는 게 무신사의 설명입니다. 

오드타입을 설명하는 자료에는 뷰티업계가 좋아하지 않을 말도 덧붙였습니다. '기존 뷰티 업계의 틀을 벗어났다', '정형화된 뷰티 공식에서 벗어났다' 등의 문장을 넣었는데요.

어떻게 벗어났냐고 무신사에 물어봤더니 '제품명'을 독특하게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색감을 '레드', '핑크' 등과 같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른 단어를 썼다는 건데요. 무신사는 오드타입의 제품명을 '자유·우리·안녕' 등으로 정했습니다. 고객이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봤더니 오드타입에 대해 "기존의 관점을 깨는 특별함과 개성의 '오드(Odd)', 한가지 타입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수많은 '나다움'을 존중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드타입의 핵심은 '비건 인증'입니다. 틴트 제품은 비건 인증을 마친 식물성 잉크(Soy Ink)를 사용한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패키징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오드타입은 듀이 블러 제형의 '언씬 블러 틴트'와 글로우 제형의 '언씬 미러 틴트'로 구성됩니다. 두 제품에는 모두 각각의 특성에 맞도록 블러 틴트용 플랫형, 미러 틴트용 피크형의 오드 블렌더를 제공하고요. 

제품명은 △자유 △커넥션 △제로어클락 △우리 △오드유니버스 △어라이즈 △홀짝 △안녕 등입니다. 이름만 봐서는 어떤 색인지 감도 안 오네요. 가격은 2만2000원으로, 백화점 1층에 들어가는 럭셔리 브랜드의 립 제품보다는 저렴하지만 일반 브랜드의 립제품과 비교하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닙니다. 

특이한 컨셉입니다. 꼭, 무신사의 화장품을 사용해야 '나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Z세대들이 안 좋아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디자인도 심플하니 괜찮더라고요. 

또, 무신사의 강점이 있잖아요. 입증된 데이터. 회원 수 1000만명에 연간 거래액은 3조원을 훌쩍 넘습니다. 이정도 회원과 거래액이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문제는 무신사가 뷰티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냐는 것이겠죠.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입니다. 뷰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기본이며, 패션 대기업들과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까지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론칭하며 레드오션(이미 알려져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 된 지 오래거든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성능은 상향 평준화돼, 어느 제품을 사용해도 기본은 하고요.

게다가, 무신사가 뛰어든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고가 화장품 시장보다 더 살아남기 어려운 곳입니다. 고가 화장품은 특정 브랜드만 사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많지만 중저가 시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지요. 한마디로, 어느 정도의 매출은 확보할 수 있지만 '대박'을 터트리기는 어려운 시장이라는 겁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이번에는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어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해지네요. 오드타입이 얼마나 커질지도 궁금하고요. 아무래도 몇 달 뒤에 무신사에 물어봐야겠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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