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특급 루키 2명이나…'무려 17년' 한화, 신인왕 주도권 잡았다

김민경 기자 2023. 4. 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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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서현(왼쪽)과 문동주 ⓒ 대전,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연일 160㎞ 광속구를 던지는 루키들의 행복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김서현(19)과 문동주(20)가 한화는 물론 한국프로야구 마운드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김서현과 문동주가 마운드에 오르면 관중들의 눈은 전광판으로 향한다. 두 투수는 시속 150㎞ 후반대 직구를 우습게 던지며 하루하루 야구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김서현은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르자마자 트랙맨 기준 최고 160.1㎞를 찍으며 놀라움을 안겼고, 문동주는 지난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 공식 최고 구속 160.1㎞를 기록하며 국내투수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한화로선 160㎞ 듀오의 등장이 반갑다. 한화는 2006년 괴물 신인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끝으로 무려 17년 동안 신인왕과 인연이 없었다. 김서현과 문동주의 등장으로 한화는 오랜만에 신인왕 레이스 주도권을 잡게 됐다.

김서현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순수 신인이다. 19일 대전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불펜, 특히 마무리투수가 큰 불안 요소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한화는 김서현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김서현의 1군 활용법과 관련해 "선수의 재능을 봤을 때 향후 KBO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올라서야 할 계단들이 또 많다"며 당장 마무리투수 기용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서현이 계속해서 가능성을 빠르게 입증해 나간다면 언제든 KBO 대표 마무리로 성장하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김서현은 "내가 올라갔을 때 팬분들께서 엄청 많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들 뜬 것 같아 조금 더 침착하게 하자는 생각이 조금 더 컸다. 마무리하고 내려와서 팬분들께서 박수 쳐 줄 때도 정말 감사드리고 뭔가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19일) 같은 경기가 매일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늘같이 꾸준하게 갈 수 있도록 조금 더 살아남아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동주는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지난해 28⅔이닝 투구에 그쳐 올해도 신인왕에 도전할 자격을 갖췄다. KBO는 최근 5년 이내 입단한 선수 가운데 누적 기록이 30이닝을 넘기지 않는 투수는 신인왕 도전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프로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문동주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3경기에서 1승1패, 16⅔이닝,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했다. 아직은 관리가 필요한 어린 투수라 19일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고, 오는 29일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복귀해 다시 로테이션을 돌 예정이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 휴식은) 스프링캠프부터 이야기해 둔 관리 플랜이다. 선발 등판을 3번 해서 한 턴 쉬는 플랜을 가동했다. 시즌 내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투구가 강렬하기도 했고, 어린 투수다. 보여줄 게 훨씬 많은 투수가 문동주라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다 보여줄 수 있게 돕는 게 지도자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철저한 관리로 문동주의 오버 페이스는 막으면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두 투수는 160㎞라는 수치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수치가 두 선수가 야구를 하는 목적은 아니다. 국내투수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안우진(24, 키움 히어로즈)과 비교도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문동주는 "구속은 욕심내지 않는다. 사실 (안)우진이 형은 지난해도 올해도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는 아직 그런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은 우진이 형을 절반도 못 따라가고 있는데, (안우진을) 조금씩 따라가는 게 목표"라고 했고, 김서현은 "나는 2군에 내려간 게 제구 때문에 내려갔다. 구속 욕심은 그렇게 많이 안 부리고 있다"며 코치진의 당부대로 변화구보다는 직구를 더 중요하게 활용하는 피칭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과 한화가 세운 계획대로 김서현과 문동주가 착실히 따라와 준다면, 한화 팬들은 올 시즌 신인왕 집안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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