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MZ노조 “전장연에 ‘맞불 집회’ 검토”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MZ(1980년대 초~2000년대생) 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지연 시위를 중단하도록 다른 장애인 단체와 함께 ‘맞불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지하철역, 63빌딩 앞 등에서 집회를 열었다.
올바른노조 송시영 위원장은 이날 “전장연의 지하철 지연 시위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크지만, 시위 현장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지하철 직원들이 점점 더 괴로워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알리기 위해 먼저 올바른노조가 나서서 전장연에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
관련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4시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열린다. 올바른노조는 전장연을 향해 ‘선량한 시민의 이동권을 방해하는 지하철 점거 시위를 중단하라’ ‘직원을 향한 폭행·폭언을 사과하라’ 등 요구를 할 예정이다.
송 위원장은 “최근에 만난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은 전장연 집회 때문에 선량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며 “이번 기자회견 이후에도 전장연 집회가 계속된다면 ‘맞불 집회’를 이런 장애인 단체와 힘을 합쳐 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 송 위원장은 “전장연 시위가 벌어지는 날마다 수십명 이상 지하철 직원이 시민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현장에 투입돼 고생한다”며 “그러면서도 직원들은 전장연 관계자로부터 욕설·폭행 등 괴롭힘을 당해 왔는데 직원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올바른노조가 2021년 8월 설립 이후 전장연에 대해 비판하는 성격의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전장연은 지난 2년여 동안 주로 출근길 지하철에서 휠체어를 탄 채 열차에 천천히 오르내리며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 탈시설 정책 예산 확보 등을 정부와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인 이날 출근길엔 휠체어를 탄 전장연 관계자들이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명동역 등에서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하철 운행을 약 15분 가까이 지연시켰다. 열차 출입문이 닫히지 못하도록 문 사이에 휠체어를 두면서 지하철 출발을 막는 방식의 시위였다. 시위 도중 전장연 관계자는 “장애인의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해야 한다”며 “시민 여러분이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전장연이 요구하는 예산 등은 지하철 회사인 서울교통공사에서 들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장애인뿐만 아니라 엄연한 불법 시위를 참고 일하다 다치는 지하철 직원도 사회적 약자”라고 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밤에는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일대에서 3000명이 참여하는 행진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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