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차기 감독? 궁금하지 않은 이유[김세훈의 스포츠IN]
수원 삼성이 이병근 감독 후임 감독을 물색 중이다. 수원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선임하겠다며 현재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리얼 블루’ 전략을 포기한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수원 팬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수원 팬들은 감독 교체를 프런트가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야망없는 프런트가 자신들이 다루기 쉬운 감독을 앉혔다, 바꿨다 하면서 자신들의 무능을 덮으려한다는 것이다.
수원은 1등 주의를 표방한 삼성전자가 맡을 때는 모든 게 최고였다. 지도자, 선수연봉, 보너스, 훈련시설 등 부족한 게 없었다. 그게 삼성다웠고 그게 수많은 우승컵을 낳았다. 그런데 2014년부터 구단 운영권은 제일기획으로 넘어갔다. 풍부한 자금을 직접 대주는 모기업 대신 모기업 지원을 받아 광고 영업을 하는 곳이 구단에 대한 지배권을 갖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도움을 받아 생존하는 동시에 소액의 돈을 여러곳에서 벌어야하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쓰는 돈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축구단을 공격적으로 운영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삼성 로고를 단 구단들은 종목과 상관없이 모두 약화됐다. 축구 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등 삼성 이름을 단 프로구단들은 최하위권이다.
수원 축구단이 지금 해야하는 일은 감독 선임이 아니다. 그에 앞서 제일기획과 치밀하면서도 전략적인 논의를 통해 앞으로 구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구단을 이끌 것인지, 어느 걸 미래 비전으로 삼을 것인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돈을 얼마나 어떻게 쓸 것인지 등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수원 선수단은 많이 무너졌다. 선수들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엘리트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에 눈치가 무척 빠르다. 영악한 선수들은 감독이 힘이 있는지, 구단과 감독 사이 관계는 어떤지, 감독이 따를만한 지도자인지 등을 알고 있다. 감독이 힘이 있고, 구단과 감독이 같은 방향을 향해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감독의 리더십은 강력하게 자리할 수 있고 선수들이 팔로워십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 감독과 구단간 협업구조가 무너지면 아무리 뛰어난 감독도 팀을 구하기 힘들다. 이병근 감독은 강력한 리더십과 장악력보다는 감성적이면서도 솔직한 심정으로 선수들을 대했다. 영악한 선수들은 이병근 감독을 전폭적으로 따르지 않았다. 이병근 감독 경질은 본인도 많이 부족했지만 미래 비전을 만들지 못하고 면피성 행정에 매몰된 구단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모른다.
수원이 감독 선임을 서두르면서 그저그런 지도자를 데려온다면, 수원은 또다시 위기를 맞을 것이다. 설사 뛰어난 감독을 데려온다고 해도, 구단이 바뀌지 않는 한, 그 감독 또한 오래 가지 못할 공산이 크다. 미래 비전 제시, 구단운영방침 재확립, 근본적인 쇄신책 마련 등이 수원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시급한 일이다. 축구단이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쇄신책이 무엇일까. 거기에 수원 운명이 달렸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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