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위아 “사륜구동 기술, 내연 넘어 전동화로”…네 바퀴 독립제어 제품 개발한다
자체 기술로 ATC 개발…제네시스·K9 등에 탑재
전륜용 사륜구동 ‘PTU’ 누적생산 1000만대 돌파
전동화 전환 맞춰 성능·핸들링 개선 목표 ‘구슬땀’
[헤럴드경제(창원)=김지윤 기자] 지난 2021년 1월. 서울과 경기 일대에 내린 폭설로 도로가 마비됐다. 특히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고급 세단들이 빙판길에서 잇달아 미끄러지며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일반적인 전륜구동 차량은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모두 책임진다. 하지만 후륜구동 차량은 부품 일부가 뒤에 배치된다. 이상적인 무게 배분으로 승차감이 좋고, 민첩하다. 다만 무게 중심이 뒤에 있다 보니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면서 힘을 쓰지 못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사륜구동(4WD)에 대한 인기가 높은 이유다. 특히 승차감을 위해 고급 세단이 택했던 후륜 기반 자동차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위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후륜구동 타입의 사륜용 부변속기 ‘ATC(Active Transfer Case)’를 양산하는 업체다. 후륜 자동차의 중간에 기어와 모터로 이뤄진 ATC를 장착해 사륜구동 시스템을 구현한다.
지난 11일 방문한 경남 창원 성산구 현대위아 2공장에선 ATC를 비롯해 e-LSD(electronic-Limited Slip Differential)와 액슬 등 사륜구동 부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ATC는 도로의 상태와 주행 환경에 따라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하는 부품이다. 눈길이나 빗길처럼 도로가 미끄러울 때는 동력을 50대 50으로 배분해 접지력을 끌어올린다. 일상 주행에서는 뒷바퀴에 동력을 집중해 승차감과 연비를 높인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브랜드에 ATC가 들어간다. 공장 곳곳에 배치된 ‘글로벌 톱1 제네시스, 내 손으로 보장한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1세대 제네시스는 수입한 부품을 사용했지만, 최신 제네시스에는 현대위아가 직접 개발한 부품이 탑재된다. 김태형 현대위아 차량부품생산실 실장은 “과거엔 수입한 ATC를 사용했지만, 소음 문제 때문에 자체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해외 고객보다 국내 소비자가 소음에 더 민감하고 눈높이가 높은데 자사 제품은 소음은 물론, 토크 정확성과 정밀도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위아의 ATC는 경쟁사 대비 엔진에서 힘을 받아 분배하는 토크 정확성이 10%가량 더 높다. 제품이 작동하는 응답 시간도 경쟁제품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현대위아는 ATC 개발을 위해 클러치 전문가를 영입하고, 2년 5개월간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주행성능, 안전성,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스웨덴, 뉴질랜드를 비롯해 전남 영암에 위치한 서킷에서 수개월간의 극한 시험도 거쳤다. 현재 ATC 기술력은 1세대를 거쳐 2세대까지 진화했다.
1세대 ATC가 기어 3세트를 조립했다면, 2세대는 이를 2개로 줄여 전체 사이즈를 더 작게 만들었다.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ATC는 ‘G90’, ‘GV70’ 등 제네시스 라인과 ‘K9’ 등 후륜 승용차에 탑재된다. 현대위아가 밝힌 올해 판매 목표는 연 8만대다. 현대위아는 공장의 빈 곳을 증설해 향후 물량 증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사륜구동 부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e-LSD’가 대표적이다. 이 부품은 왼쪽과 오른쪽 바퀴에 전달하는 구동력을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동력을 좌우 바퀴에 50대 50으로 나누지만, 한쪽 바퀴가 돌기 어려울 때 반대쪽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해 탈출을 돕는 식이다.
현대위아는 지난 2011년부터 내연기관용 e-LSD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전동화용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는 순간 가속력이 내연기관보다 훨씬 우수하다. 응답 속도가 더 빠르고 더 큰 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사륜구동의 완성형으로 불리는 전동화 구동시스템 ‘전동화 액슬(eTVTC)’의 완성도도 높이고 있다. 전기차용 냉각수 모듈도 차세대 주력 제품 중 하나다. 이미 몇백 대 수준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5월에는 이를 몇천 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5년에는 통합 열관리 모듈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김 실장은 “내연기관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점이 오면 기존 라인을 정리하고,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핵심 부품이던 전륜구동 타입 사륜용 부변속기 ‘PTU(Power Transfer Unit)’ 역시 생산량이 늘고 있다. 전륜구동 차량에서 엔진·변속기의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싼타페, 투싼, 쏘렌토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주로 탑재된다.
올해 122만대, 2025년에는 132만대 규모를 생산할 예정이다. 실제 PTU는 지난 3월 누적 생산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김 실장은 “500만대 양산까지 약 33년이 걸렸지만, 이후 500만대를 만드는 데는 7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공장은 자동화를 기반으로 공정 오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ATC, e-LSD 등이 생산되는 2공장의 조립라인은 80%, 가공라인은 100% 자동화를 달성했다. 또 PTU를 생산하는 3공장의 조립라인은 60%, 가공라인은 90% 자동화를 이뤘다.
김 실장은 “가동률 및 품질 관리, 가동률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설비 고장을 예방하기 위해 설비 센서류, 실린더류 등 예지 보전 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라인 품질검증 시스템(Error proof), 품질모니터링 시스템(HIPIS)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문자 알림 시스템을 통해 관련 부문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원인 분석부터 대책까지 빠르게 이어지는 구조다.
QR코드를 생산 부품에 부착해 생산 관련 정보를 추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는 것도 독특했다. 현장 관계자는 “생산 라인에서 나는 불량률은 0.02% 수준인데 이마저도 검증 시스템으로 대부분 파악된다”며 “실제 출고되는 제품은 사실상 불량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위아의 다음 목표는 4개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김 실장은 “해당 제품을 전동화 차량에 적용해 기존 내연기관의 사륜구동 차량보다 월등한 발진 성능과 핸들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선행 개발이 현재 진행형이며 가까운 미래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iyu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중기, 편안한 차림에 반려견과 행복한 시간…케이티는 어디?
- “손톱 관리 뒤 갑자기 침대서 속옷 벗어”…전직 프로게이머, 네일샵서 알몸 소동
- "도와줘"→"필요없어"→"도와줘"…백종원에 다시 'SOS' 예산시장
- “싸다고 샤오미 사지 마세요?” 1만원 파격 ‘삼성폰’ 이렇게 나온다
- “이게 한국 거였어?” 안달난 일본인들 엄청나게 돈 썼다
- 김다예 “김용호, 박수홍 이용해 3억4200만원 벌어…공범도 고소할 것”
- 아스트로 문빈 사망…여동생 문수아 걸그룹 ‘빌리’ “스케줄 취소”
- 하하·별, 서로 전 연인 공개 언급…"누구랑 사귀었는지 다 알아"
- “쿠팡 때문에 영화관 망하겠네” 4900원에 2만원짜리 영화 무제한 제공
- 서인영,신혼 생활 자랑…“남편 챙기느라 아침형 인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