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한달 더” 꿈꾸던 11살… 뇌사 판정 뒤 3명 살리고 떠났다

강재구 2023. 4. 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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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 교통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11살 초등학생이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상태였던 ㄱ(11)군이 지난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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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군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등굣길 교통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11살 초등학생이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뇌사상태였던 ㄱ(11)군이 지난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20일 밝혔다. 

ㄱ군은 지난 3일 오전 초등학교 등교 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시내버스에 치여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ㄱ군이 사고 직후 바로 세상을 떠나지 않고 고통을 버텨낸 게 주변에 사랑을 주고 떠나려고 한 것이라 생각하고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ㄱ군 가족들은 “누구보다 11년의 세월을 열심히 살아온 아들이 짧게라도 세상에 발자취를 남겨,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길 아이도 원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ㄱ군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경남 창원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난 ㄱ군은 24주 만에 세상에 태어나 100일 동안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다.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힘겨운 고통을 이겨냈던 아들에게 애정을 쏟았다. 가족은 ㄱ군이 다른 이들에게 먼저 다가갈 줄 아는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라고 기억했다.

ㄱ군의 어머니는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가 끝까지 지켜준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다음 생에는 네가 원하는 최고의 몸으로 태어나서 이번 생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엄마가 기도할게”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ㄱ군의 장기기증 절차를 담당한 노은정 사회복지사는 “기증자와 유가족의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하며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11살의 꿈 많은 친구가 나누고 간 생명 나눔의 씨앗이 많은 분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ㄱ군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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