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 더 쓸 수밖에".. 제주 찾기도, 먹고 자는데 "너무 비싸"
고물가·서비스요금 인상 등, 씀씀이 키워
'고비용' 인식 여전.. 여행 경비 불만 팽배
신규 관광객 비중 증가.. "긍정적 요인" 해석
고비용 관광에 대한 관광객 불만이 여간해선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제주 방문객들의 씀씀이가 늘었다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물가와 고금리 등 여파가 가져온 영향이 컸습니다.
제주여행에 대해 만족하면서도 높은 물가를 불만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제주를 찾은 국내 관광객 2명 중 1명 이상 '비싼 물가'에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음식이나 숙박, 교통까지 각종 서비스요금이 줄줄이 올랐고, 자연 지출 규모도 따라 커진게 한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시장 회복세에 수요가 몰리면서 항공요금 인상 폭이 두드러진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가 오름세가 부담을 더했습니다.
관광 만족도를 높이면서 지출이 커지면 다행인데, 불가피한 소비를 이끌었다는 점에선 개선점이 적잖다는 지적입니다.
■ 1인당 평균 66만 원 지출.. 전년보다 6만 원↑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오늘(20일) '2022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실태조사는 지난 2022년 1년간 온라인(1~6월)·대면 조사(7~12월) 방식으로 내국인 관광객 651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 경비가 66만 1,371원으로 전년도(60만 626원)에 비해 6만 745원 늘었습니다.
앞서 2020년 지출경비는 50만 6,344원입니다.
■ '개별여행' 대세.. 전체 체류일수는 줄어
코로나 당시와 비슷한 패턴으로, 개별여행객 트렌드가 이어졌습니다.
전체 여행객의 90.8%가 개별여행객으로, 1인당 67만 2,966원을 쓰면서 전년 61만 6,856원에 비해 5만 6,111원 지출이 늘었습니다.
이어 부분 패키지여행 5.9%, 완전 패키지여행 3.4% 수준을 차지했습니다.
관광객 체류일수는 평균 4.17일(4박 5일 일정) 정도로 2021년(4.57일)보다 0.4일 감소했습니다.
최근 3년간 제주를 2차례 이상 찾은 관광객 비율인 '재방문율'은 74.8%로 2020년 80.0%에서 2021년 82.1%로 소폭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나마 방문 횟수가 많을수록 체류기간은 길어졌습니다.
첫 방문 때 3.81일이던 게 재방문때 4.01일, 3회때 4.22일, 4회 이상 때 4.79일로 길어지는 양상을 띄었습니다.
■ 개별여행객.. '항공·선박료', '먹거리' 부담
개별여행객 지출 항목 중 식음료(16만 4,170원)와 개별 숙박비(15만 5,369원), 국내선 항공·선박료(13만 225원) 등 먹거리와 잘 곳, 교통비의 비중이 컸습니다.
이어 쇼핑(면세점 포함, 8만 3,150원), 차량 임차비(6만 7,481원) 순서를 보였습니다.
전년에 비해 항공·선박료와 식음료 비용의 증가 폭이 커, 국제 유가 상승세에 따른 물가 인상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 여행 경비 "만족도 최하".. '고비용' 불신 여전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여행 평균 만족도는 3.95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조사 3.88점에 비해 0.07점 높아졌지만, 2020년 조사 때 3.96점에 비해선 0.01점 낮아진 수준입니다.
11개 항목별 만족도에선 관광지 매력도가 4.22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숙박시설, 음식의 맛과 서비스, 관광지 편의성 등 모든 항목에서 2021년 대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여행 경비 만족도는 가장 낮았습니다.
전년 대비 0.34점 상승한 게 3.16점입니다.
관광 가격과 관광지 물가 등 고착된 '고비용' 관광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결과로 풀이돼, 업계 전반의 요금과 서비스 개선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2명 중 1명 "높은 물가" 불만.. '대중교통 불편'개선돼야
제주여행 불만족 사항(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엔 2명 중 1명 이상 비싼 물가를 꼽았습니다.
'물가가 비싸다'고 답한 비율이 53.4%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서 대중교통 불편(12.1%), 다양하지 않은 쇼핑품목(11.1%), 관광종사원 불친절(5.8%), 부정확한 관광정보(5.7%) 등을 꼽았습니다.
그나마 내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180만 명 이상 늘어난 부분(2021년 1,196만 명→2022년 1,380만 명)을 감안한다면, 코로나 엔데믹 이후 다시 제주를 찾는 신규 방문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고 해외여행도 재개되면서 올해 실태조사부터 다시 2019년 수준으로 표본(내외국인 1만 2,000명)을 확대하고, 대면조사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관광산업 현장에서 꼭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제주를 찾는 관광객 패턴을 파악하고 흐름 변화를 고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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