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유일한 0명 굴욕' 한화, 아시안게임은 다르다...젊은 피 '풍성'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한화 이글스는 지난 월드베이스볼(WBC)에 대표팀에 단 한 명의 선수도 보내지 못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대표팀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건 한화가 유일했다. 2019년 WBSC 프리미어12 대회 이후 4년 만의 대표팀 '0명' 굴욕이었다.
그러나 다가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WBC의 굴욕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투타에서 한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3루수 노시환(23)이다. 19일 경기까지 치른 시점에서 노시환은 리그 타율 5위(0.377), 최다 안타 공동 2위(23개), 2루타 1위(9개), 출루율 3위(0.457), 장타율 5위(0.577), OPS 3위(1.014)로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타격 WAR(1.02)은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한다(스탯티즈 기준). 입단 5년 차를 맞은 올 시즌 초반 잠재력이 만개한 모습이다. 지금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 3루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투수 쪽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단연 문동주(20)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이며 2년 차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문동주는 올해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08로 순항하고 있다. 16⅔이닝 동안 탈삼진 18개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으며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국내 선수 최초로 160km/h의 벽을 넘기도 했다(스포츠투아이 PTS 시스템 기준 160.1km/h). WBC 대표팀 최종 후보로도 거론됐던 문동주는 오는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아쉽게 탈락했던 강재민(24)도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향해 도전한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강재민은 올 시즌 9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며 2년 전 좋았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그는 현재 WAR 0.38을 기록 중인데, 이는 만 25세 이하(1998년생 이후 출생) 불펜 투수 가운데 정철원, 이승현, 김재웅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사이드암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자원이다.
데뷔전 단 한 경기 등판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김서현(19)도 잠재적인 대표팀 후보다.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김서현은 1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화 구단 트랙맨 기준 160.1km/h(PTS 기준 157.9km/h)까지 찍힌 공 끝이 지저분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타자를 압도했다. 첫 경기 반짝 활약에서 그치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김서현 역시 대표팀 엔트리 입성을 노려볼 만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게 된다. 팀당 최소 1명에서 최대 3명까지 선발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다만 지난 18일 열린 KBO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조계현 위원장은 "지금은 선수들의 누적 데이터가 많진 않다. (대회까지)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또 당장의 대회만 보고 대표팀을 구성하진 않는다. WBC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면서 논의하고 있다. 팀당 최대 3명 규정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 주장 정우람은 지난 3월 3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앞으로 3년 이내에 한화에서 대표팀 선수가 가장 많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주장의 호언장담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 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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