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우·신명근 “‘나의 영토’처럼 못하면 요샌 집에서 쫓겨나”[MK★인터뷰]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4. 2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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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경연대회에 출연한 참가자는 독특한 곡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원곡자는 참가자로 인해 빠르게 신곡을 알릴 수 있게 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를 알리며 빛나게 만들었다.

신명근은 ‘팬텀싱어 2’, ‘트로트의 민족’에 이어 세 번째 경연프로그램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나의 영토’를 불러 시청자들에 얼굴을 각인시켰다. 높은 화제성을 이끌며 ‘주부 대통령’ ‘국자좌’라는 애칭도 얻었다.

신명근이 부른 ‘나의 영토’ 원곡자 현진우는 24년차 가수다. ‘나의 영토’ 역주행 히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 5일 새 디지털 싱글 ‘사랑은 무죄’를 발매했다. 이번 신곡은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사랑에도 정답이 없으며 어떤 사랑을 하더라도 마음이 가는 대로 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대중의 공감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현진우와 신명근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Q. ‘불타는 트롯맨’에서 ‘나의 영토’를 선곡한 이유가 궁금하다.

신명근 : “노래가 너무 좋았다. 현진우 선배님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면 안무도 재미있고 거기에 살을 붙여서 하면 경연에서 특별할 수 있겠다고 싶었다. 많은 경연자가 부르는 것이 비슷하다. 서정적이고, 누구나 좋아하는 멜로디는 있는데 이 노래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Q. ‘불타는 트롯맨’에서 신명근이 부른 ‘나의 영토’를 듣고 어땠나.

현진우 : “고무장갑을 끼고 국자를 들고 왔는데, 저도 고무장갑 정도는 생각했다. 과감하게 행동을 못하고, 창피한 마음이 있어서 미루는 도중에 명근 씨가 불을 지폈다. 댓글을 잘 안다는데, 명근 씨가 하는 거는 댓글을 다 달았다. ‘원곡자인데 기회 되면 봅시다’ ‘밥 한 번 먹자’고 댓글을 남겼다. 이젠 자주 만날 것 같다. 연예인으로 방송으로 보면, 저 친구는 실제 성격이 어떨까 내면을 궁금해하시지 않나. 명근 씨는 실제 보니까 키도 크고 젠틀하다.”

Q. ‘국자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퍼포먼스가 파격적이었다. 퍼포먼스를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신명근 : “우선 선배님 노래 영상을 많이 봤다. 춤도 따라 쳐보고 했는데, 경연 프로그램이 혼자서 해야 하니까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하다가 우연히 마트에서 보게 된 국자, 인터넷을 보다가 망토를 보고 하나씩 사게 됐다. 제작진분들에게 보여줬는데 좋아해서 그 방향으로 발전했다.”

Q. 방송 전부터 ‘나의 영토’ 무대를 기대했다고.

현진우 : “상상 이상의 퍼포먼스를 명근 씨가 보여줬다. ‘불타는 트롯맨’ 녹화를 하고 심사위원 중 선배님들이 저에게 전화가 왔다. 녹화하고 생방까지 3주 정도가 있는데 ‘방송을 꼭 보라’고 하셨다. 신명근이라는 말씀은 해주지 않으셨다. 보안을 지키기 위해 말을 안 해줬지만, 제 노래를 불렀다면서 방송을 보라고 했다. 첫방송을 보는데 떨리더라. 신명근 씨가 편집 당했으면 ‘어떡하지?’ 기왕 1회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라도 왔으면 했다. 사람들이 들어가서 볼 수 있게. 당사자는보다 더 떨렸다. 근데 신명근 씨가 나오는 순간 느낌적으로 알았다. 등장할 때 노래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딱 내 노래를 부를 것 같았다.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가요계가 호락호락하지 않는데 바다 위 배에 같이 탄 느낌이다. 천군만마 같은 느낌이다.”

현진우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Q. ‘나의 영토’ 노래처럼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편인가.

신명근 : “요새는 그렇지 못하면 쫓겨난다. 큰일 난다. 요리는 김치찌개라든지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선배님께서 아내분이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저도 그게 공감됐다. 아내가 집안일에 힘들어하고 지치고 힘들어 하면 보는 게 더 힘들다. 아내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둘 다 할 수 있는 집안일이라면 스스로 제가 하는 편이다.”

현진우 : “청소도 밀대도 남편들이 빡빡 밀어야 깨끗하다. 싱크대도 딱 깨끗하게 닦아야 좋다. 명근 씨도 오래 가수 생활을 하고 저는 24년차다. 저는 클럽부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수도권 돌아다니면 안 다녀본 곳이 없다. 수입이 불규칙한데, 행사를 가면 외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축제철이면 3일에 하루 보니까, 이런저런 미안함., 근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부인에게 잘하는 것 같다.”

Q. ‘나의 영토’라는 곡을 처음 만났을 때 가사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현진우 : “저는 정통 트로트를 많이 했다. 소속사에서 곡을 들어보라고 해서 전달 받았다. ‘어디 여자가’ 듣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가부장적인 아빠로 나와서 악플도 많이 받았다. 다정한 면도 있는데.. 그래서 첫 소절 듣는 순간 돌 맞기 딱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듣게 되더라. 다 듣고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동안 한 곡들과 전혀 다르고, 찢어진 청바지 같은 느낌이었다. 두려웠다. 또 노래가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고, 가사도 살짝만 바뀐다. 여차 신경 못쓰면 헷갈린다. 쉽지 않은 노래라서 발표할 때 대중이 많이 불러줬으면 하는데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근데 국민들의 노래실력이 진짜 대단하더라. SNS를 보고, 노래 강사님 영상을 보면 감탄스럽다.”

Q. 진짜 SNS에 등 온라인상에 부르는 영상이 많이 올라오더라.

현진우 : “‘불타는 트롯맨’에서도 신명근 씨가 원탑을 찍었다고 하더라. 촬영장에서 참가자들이 흥얼거리면서 따라했다고 들었다. 노래가 퍼져서 김연자 선배님의 ‘아모르파티’처럼 됐으면 좋겠다. 그 중축을 명근 씨가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거 있지 않나. 원곡 가수가 사랑받는 경우가 있지만 입에서 입으로 리메이크해서 ‘땡벌’ ‘타타타’ ‘립스틱 짙게 바르게’ ‘진또배기’ 등 확 뜨지 않나. 그래서 신명근 씨의 활동이 기분이 좋다. 제가 무대에 서는 것보다 기분이 좋다.”

Q. ‘나의 영토’ 인기를 체감하나.

현진우 : “‘나의 영토’가 1년이 채 안 됐는데 5년 이내에 반응이 있으면 트로트 시장에서는 잘됐다고 생각한다. 1년이 안되는 시점에 신명근 씨가 펀치를 날리고 ‘마이웨이’에서 삶을 공개하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행사철인데 엊그제 일요일날 영암에 벚꽃 축제에 초대됐다. 그때 묘하게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마지막 곡으로 나의 영토를 불렀다. ‘어디’ 하고 마이크를 주니까 ‘여자가’라고 소리치면서 부르더라. 3분의 2가 따라 부르더라. 건방지게 ‘어머 나 떴구나’라고 생각했다.”

신명근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Q. 트로트 가수로서 본인만의 음악적 색깔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진우 : “저는 개인적으로 편안한 것은 전통 트로트다. 적당히 느리면서 감정이 치우친 걸 좋아한다.”

신명근 : “저는 클래식 음악을 했다 보니까 성악 베이스다. 서정적인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다. 장점이라면 클래식인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영토’가 저에게 도전이었던 것 같다.”

Q. 향후 활동 목표가 있다면?

신명근 : “도전한 계기가 트라로티 김호중 씨를 보면서 하게 됐다. 트로트와 벽이 허물어지면서 그때 제가 도전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계획이 뜻대로 안 되지만, 신중하게 좋은 곡을 내고 싶다. 지금이 시작이라서. 앞으로 새로운 저만이 할 수 있는 노래를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또 전체적으로 트로트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계속 앞으로도 사랑받았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쪽으로도 열어두고 있다.”

현진우 : “99년도에 데뷔했는데 트로트가 없어질 줄 알았다. 사대천왕이 끝나면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 호황기인 것 같다. 아쉬운 것은 몸값이 히트곡, 경력보다는 경연대회에서 어디까지 진출했냐로 변해서 아쉽긴 하다. 저는 물 흐르듯 마음을 비우고 재미있고 매력을 느끼면 가볼 예정이다. 대중을 따라가기보다 트렌드를 만들어보고 싶다. 더 많은 히트곡으로 향후 디너쇼와 콘서트를 하는 것도 목표다. 그때 명근 씨와 같이 호흡을 맞춰도 좋을 것 같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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