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은퇴란 이렇게...'마흔둘' 호아킨의 멋지게 작별하는 법
오광춘 기자 2023. 4. 20. 12:07
이별은 이렇게 하는 것이죠. 레알 베티스가 레전드와 작별하는 법이 참 뭉클합니다. 호아킨 산체스의 은퇴 발표에 맞춰 헌정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호아킨이 벽에 걸린 그림 하나를 유심히 바라보다 밖으로 걸어나갑니다. 그 그림엔 레알 베티스 초록 유니폼을 입고 있는 호아킨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호아킨은 마흔둘입니다. 우리에겐 2002 월드컵과 얽혀 잊을 수 없는 선수죠. 스페인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을 하는 바람에 우리 축구의 4강 신화가 열렸으니까요. 하지만 당시 8강전에서 우리는 호아킨을 막지 못해 쩔쩔맸습니다. 스페인의 오른쪽 날개는 우리에겐 버거운 싸움을 벌이는 공간이었습니다.
호아킨이 오른쪽을 돌파해 크로스한 공이 모리엔테스의 머리에 맞고 골망을 흔든 장면도 축구 역사엔 논란으로 남아있습니다. 심판은 호아킨이 크로스할 때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고 판단했지만 중계 카메라의 느린 그림으론 그렇게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호아킨은 늘 무뚝뚝해 보입니다. 그렇게 빨라 보이지도, 또 그렇게 발재간이 좋아 보이지 않는데도 어느새 공간을 열어젖히곤 합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뛰면서 두 번의 월드컵을 함께 했습니다.
레알 베티스의 전설입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베티스에 몸담으며 축구인생의 봄날을 맛봤습니다. 이후 발렌시아, 말라가, 피오렌티나를 거쳤고 2015년부터 다시 레알 베티스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시즌엔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우승을 선물했습니다.
호아킨은 23년간 이어온 축구선수로서 여정을 올 시즌 끝으로 마무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가 남긴 말은 “레알 베티스는 내 인생이었다. 은퇴는 작별이 아니라 다시 만나자는 뜻의 인사이기도 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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