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관측망 390→851개로 늘린다…지진대피 '골든타임' 2초 단축
수도권·원전 인근 등에 지진관측망 329개 확충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현재 총 390개 설치돼 있는 국가 지진관측망이 2027년까지 총 851개소로 확대된다. 현재 운영 중인 기상청과 관계기관의 관측망 390개소에 더해 기상청이 184개소를 추가 설치하고, 관계기관이 활용 중인 지진관측망을 추가로 활용할 방침이다. 기상청은 이를 통해 지진탐지 시간이 3.4초에서 1.4초로 2초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밀도 국가 지진관측망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수도권 등 인구밀집지역과 원자력 시설이 있는 지역, 경주·포항 등 주요 단층 지역에 2027년까지 329개 지진 관측망을 확충한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올해 22개 지진관측망을 신설하고, 2027년까지 매년 20개씩 지진관측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수자원공사(수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농어촌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7개 기관이 운영 중인 지진 관측망 220개를 올해 중 지진 관측에 활용하도록 배치한다. 내년에는 7개소를 추가로 확대한다.
수도권과 원전 지역을 제외한 전국(일반감시구역)에는 기상청이 82개 지진관측망을 추가로 설치하고, 관계기관에서 활용 중이거나 신설한 관측망 50개를 2027년까지 확대해 활용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지진관측망 확충이 완료될 경우 현재 16㎞인 국가지진망 조밀도는 7㎞로 2배 이상 촘촘해진다. 기상청은 조밀도가 4㎞인 미국(서부)과 조밀도 2㎞인 터키(이스탄불), 1㎞인 일본을 예로 들며 국내 지진관측망 조밀도를더 촘촘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진관측망이 완성되는 2027년이면 집중감시구역의 지진 탐지시간은 지진이 진앙에서 36㎞ 떨어져 있다고 가정할 때 집중 감시구역에서는 종전 3.4초에서 2초 가량 단축된 1.4초만에, 일반 감시구역에서는 종전 3.4초에서 0.7초 단축된 2.7초만에 지진탐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민과 관계기관에 전파하는 지진경보 서비스도 지금보다 2초 빠르게 제공될 방침이다.
지진관측망 확충 사업에는 2027년까지 총 165억원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단축된 시간에 국민이 더 빨리 근거리 대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 발생 시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면 인명피해의 80%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지진관측망이 확대될 경우 북한 지역의 지진이나 핵실험 등에 따른 인공지진 탐지도 더 빠르고 세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현숙 기상청 지진화산국장은 "접경지역에 북한 인공지진 감지를 위해 관측망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진의 경우에는 핵실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관측 자료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상청은 지진계 성능 이상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매 5년마다 지진계 성능을 점검해 관측장비의 성능을 유지하고, 관측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현재 시범운영 중인 '지진 현장경보'도 보완할 방침이다. 현장경보는 진도 6 이상의 지진이 예상될 때 최소 2개 지진관측자료만 활용해 지진탐지 이후 3~5초에 발표하는 초긴급 지진경보다. 규모 5.0 이상 지진이 예상될 때 최소 4개 이상의 지진 관측자료를 활용하는 '지진 조기경보'보다 빠른 지진 통보 체계인데, 2026년까지 총 3단계 연구를 통해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지진의 발생 위치와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지진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지진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지진 피해 경감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상청은 지진관측망 확충과 관련해 국무총리실 소속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지진 관측자료의 상호 활용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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