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式 사죄법… “역사적 책임엔 끝이 없다”

김현아 기자 2023. 4. 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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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년을 맞은 19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직접 위령탑을 찾아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다. 독일인들이 이곳에서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사죄했다.

독일 국가원수가 추모 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사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원수가 바르샤바 게토 봉기 추모 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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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저항 ‘바르샤바 게토봉기’
80년 추모식에 독일 대통령 찾아
국가 원수로는 첫 추도사
“희생자가 남긴 사명 받아들여”
폴란드선 ‘종이수선화’ 나누며
당시 희생된 45만 유대인 기려
수선화 단 슈타인마이어… 19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년 추모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년을 맞은 19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직접 위령탑을 찾아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다. 독일인들이 이곳에서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사죄했다.

독일 국가원수가 추모 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사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폴란드 언론 TVP월드 등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 게토 유대인 위령탑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연설 기회를 얻은 그는 유대인들의 언어인 이디시어로 “다시는 이런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던 게토 봉기에서 희생된 화가 겔라 젝크스타인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으로 입을 떼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이 이곳 바르샤바 게토에서 저지른 범죄는 우리 기억 속에 더 많이 자리해야 한다”며 “우리 독일인들은 생존자와 사망자가 우리에게 남긴 책임과 사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에 대한 책임은 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독일 원수가 바르샤바 게토 봉기 추모 행사에서 직접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르샤바 게토 봉기는 1943년 게토 유대인 주민들이 독일 나치군의 강제수용소 이송에 저항해 무장 투쟁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이로 인해 유대인 7000여 명이 전투 중 목숨을 잃었고, 다른 6000여 명은 독일군이 진압을 위해 놓은 불에 사망했다. 독일 정부는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과한 이후 계속해서 사과를 표명해 왔는데, 이번에도 국가원수급이 직접 연설하며 진정한 사죄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외교청서에서 사과 표현을 쏙 빼 논란이 됐던 일본 정부와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날 폴란드 전역에서는 게토 봉기 80년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자원봉사자들이 재킷에 달 종이 수선화를 나눠줬으며, 시민들의 가슴은 종이 수선화로 노랗게 물들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수선화는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강제로 달게 했던 노란색 ‘다윗의 별’을 의미한다. 1940년대 바르샤바 게토에 몰아넣어졌던 45만 명의 유대인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올해 총 45만 개의 종이꽃을 준비했다고 자원봉사 단체는 전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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