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가짜 진보가 만든 잿빛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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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에 쓴 책에는 정치권에서 오래도록 쓰인 격언 중 하나인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한 구절이 등장한다.
이 대표가 언급한 격언은 과거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각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는 와중에 반복된 부패 사건에도 보수가 장기 집권한 현상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쓰였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민주당으로서는 정체성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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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이름으로 자신을 은폐한 수구 기득권 세력은 ‘보수는 부패하지만 유능하다’ ‘진보는 깨끗하지만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부패 기득권 세력의 엄폐물인 ‘가짜 보수’를 경계해야 한다. 가짜 보수는 우리 사회에서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2017년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중 일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에 쓴 책에는 정치권에서 오래도록 쓰인 격언 중 하나인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한 구절이 등장한다. 이 대표가 언급한 격언은 과거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각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는 와중에 반복된 부패 사건에도 보수가 장기 집권한 현상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쓰였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오늘날의 상황을 놓고 보면, 자신의 책에 쓴 표현을 출판사에 수정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겠다. 바로 “부패 기득권 세력의 엄폐물인 ‘가짜 진보’를 경계해야 한다. 가짜 진보는 우리 사회에서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로 말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더해 ‘이정근 게이트’로 통용되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까지 떠안으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앞서 여당의 자중지란으로 반사이득을 본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낙관할 수 없는 갈림길에 섰다.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은 향후 검찰 소환조사는 물론, 상황에 따라선 체포동의안 표결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현직 부장검사는 “대상을 선별하고 수위(증거인멸 가능성 등)에 따라 체포영장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민주당으로서는 정체성 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가 자가당착의 늪에 빠진 상태인 데다, 이 대표에 대한 ‘2차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도 아직 살아 있다. 첩첩산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뇌물수수 의혹, 이학영 의원의 취업청탁 의혹 등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가 ‘스모킹건’이 됐다. 판도라의 상자가 된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는 2016년부터 약 7년간의 통화가 녹음됐다. 파면 팔수록 민주당을 옥죄는 무언가가 더 터져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A 의원은 “이정근과 만나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동갑내기 의원에게도 ‘오빠’라고 부르며 자기가 필요할 때마다 이것저것 요구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는 7월, 이 대표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6월에 귀국한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은 올해 중 나올 전망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앞날은 험로로 가득하다. 그러나 정작 이 대표는 뒤늦은 사과라는 땜질 처방으로 거대한 쓰나미를 막으려 하고 있다. 관련자를 ‘읍참마속’의 각오로 출당시키고, 재창당의 의지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시국에 ‘방탄정당’ 이미지만 공고히 하고 있다. 심판의 날은 내년 4월이다. 상황에 따라선 친명계가 구상한 이 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도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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