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새빨간 거짓말,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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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민주당 후보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예상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선거 2주 전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토머스 듀이 후보에게 5%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었고, 마지막 카드로 추진했던 전쟁 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부통령 후보 영입마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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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민주당 후보인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예상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선거 2주 전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토머스 듀이 후보에게 5%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었고, 마지막 카드로 추진했던 전쟁 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부통령 후보 영입마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당시 한 시사잡지는 듀이를 ‘차기 대통령’이라 했고, 정치평론가들은 듀이 행정부의 조각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트루먼이 듀이를 선거인단 수에서 303 대 189로 눌렀다. 1952년 선거에서도 모든 여론조사가 민주당 후보인 애들레이 스티븐슨의 대승을 예측했지만, 결과는 공화당 후보인 아이젠하워가 442 대 89로 스티븐슨을 눌렀다.
2년 후인 1954년 대럴 허프의 ‘새빨간 거짓말, 통계’가 출간된다. 빌 게이츠가 TED 강연을 통해 1950년 이후 출간된 책 중 최고의 책으로 두 차례나 추천한 책이다. 허프는 서문에서 “이 책은 통계를 써서 어떻게 사람을 속일 수 있는지에 관한 입문서와 같다”고 자평했다. 책의 첫 장은 ‘언제나 의심스러운 여론조사’다. 핵심은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왜곡된 표본이다. ‘1924년도 예일대 졸업생의 연간 평균소득이 2만5111달러’라는 조사 결과가 사례로 제시된다. 졸업생 모두를 추적할 수 없어 표본을 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소 불명이나 답변을 거부한 졸업생은 제외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성공하지 못했거나 연봉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성공한 졸업생들은 쉽게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표본 숫자를 지나치게 적게 하거나 질문자를 특정 성향으로 구성해도 심각한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표본 설정 자체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며 “질문 내용과 방식도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들쭉날쭉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꼭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다. 다만,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기저에는 부실한 홍보에 따른 오해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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