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은행 이자이익 아닌 벤처투자 유도"[일문일답]

기사내용 요약
정부,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 벤처 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4.2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자이익 수취에만 중점을 둔 은행의 영업 행태와 관련해 벤처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방안' 브리핑에서 "금융당국은 그간 은행이 이자이익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슈를 제기했다"며 "벤처에 관심이 많고 자금을 지원할 능력이 되는 은행들에 벤처 투자 기회를 더 주려고 한다"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도 당연히 건전성을 스스로 신경을 쓸 것"이라며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위험가중치 관련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주현 금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은행들 벤처펀드 출자 한도 풀어줬는데 자본비율이라든지 각종 건전성에 영향은 없는가. 건전성에 영향이 있다면 한도를 확대해 준다고 해도 은행들이 실제로 투자하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당연히 은행들은 건전성을 본인 스스로 신경 쓸 것이다. 특히 은행 건전성에 대해서는 BIS 비율뿐 아니라 위험가중치 관련 시스템도 마련돼 있는 상태다. 그간 금융당국은 (대출)이자만으로 이익을 취하는 은행들의 행태와 관련해 이슈를 제기해 왔다. 그래서 벤처에 관심이 있고 자금을 지원할 능력이 되는 은행에 기회를 더 주려고 한다."

-그간 벤처 펀드 결성액의 투자 집행이 많이 줄었는데 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그간 벤처 투자 집행이 안 된 이유는 알다시피 경제가 안 좋아서 그렇다.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부채를 이용해 투자하려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도 오르고 아파트·가상자산 가격 등 모두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 주체들이 (금리 인상에 따라) 조금씩 위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벤처투자의 위축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정책 지원으로 벤처 투자에 대한 불안심리를 완화하고 투자 활성화에 대한 연결고리를 마련해주려는 것이다."

-펀드 운용 성과보수를 우대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벤처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는가.

"투자한 것을 중심으로 인센티브를 더 준다든가, 세컨더리 펀드 등을 통해서 기존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게 해주려고 한다. M&A도 인수자금을 보태는 방식으로 지원하면 위축된 벤처 투자의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근본적인 회복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벤처 시장도 결국 전체적인 경제 흐름과 같이 가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 모두 어려운데 벤처시장만 좋을 순 없다."

다음은 남동우 금융위 산업금융과장과의 일문일답.

-과거 초저금리 시절에 스타트업 시장에 소위 거품이 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점을 평가해서 자금을 지원할 만한 곳인지 판단할 수 있는가.

"코로나19 때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이 고평가됐는데, 지금처럼 가치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은 오히려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고 좋은 현상이라는 의견도 많다. 정부는 고평가된 기업을 무조건 지원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있는 초기 기업 중 자금난이 있거나 성장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곳을 위주로 지원하려 한다. 또 중기·후기 기업 중에서도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신규 투자를 받아야 하는 곳이 있는데 펀드 조성 후 가치평가에 따라 우량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할 방침이다."

-은행의 벤처펀드 출자 한도를 자기자본의 0.5%에서 1%로 늘린다고 했는데 이게 금액으로는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지 궁금하다.

"8개 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은 총 1조6000억원가량 되는데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므로 은행들이 출자 여부를 결정할 때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다. 그만큼 은행들이 출자하려는 곳은 우량 벤처기업이라는 뜻이다. 기업은행이 내년에 1000억원 자본금을 출자해서 벤처 보육 전담하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벤처금융 지원을 전담하는 정채금융기관이 대표적으로 산업은행이 있는데, 일각에서는 부산이전이 현실화되면 산업은행의 벤처 지원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부산이전 관련 컨설팅이 이르면 5월말에 나온다. 어떤 기능이 부산으로 이전되든 서울은 금융중심지의 핵심으로, 부산은 특화 금융중심지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그러므로 부산이전이 벤처 지원의 차질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산업은행은 주로 출자를 통해 펀드를 운용 관리하고 있고 투자자와 펀드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한다 하더라도 전국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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