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처럼”…상금 대폭 인상 등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몸집 키우는 대구시

2019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거리응원팀이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대구국제마라톤대회 시상금을 대폭 높여 세계 수준급 마라토너의 참가를 유도하기로 했다. 일반인의 풀코스 출전을 다시 허용하는 등 대회 참가자들이 도심 전역을 살펴볼 수 있도록 대회 코스도 개선한다.

대구시는 대회 요강 일부를 변경해 해외 엘리트 선수 1위에게 지급하는 우승상금을 현재 4만달러에서 16만달러로 4배 늘리는 등 대회 1~10위 시상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대회 위상을 높여 ‘육상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구상이다.

대구시는 국내 1위 우승상금도 기존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리고, 단체 및 지도자 시상금 등도 인상해 한국육상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총 상금은 보스턴마라톤(72만4000달러)이나 뉴욕마라톤(57만2000달러) 보다 많은 88만5538달러가 될 전망이다.

2024대구마라톤대회부터는 일반인 풀코스(42.195㎞) 출전도 다시 허용된다. 대구시는 2018년 이 부문을 폐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마라톤 동호인들이 풀코스 부활을 많이 요구해왔다”면서 “마라톤대회의 최고 수준인 ‘플래티넘’ 등급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말했다.

대회 코스의 경우 국내·외 선수와 일반인이 다른 코스를 뛰는 것에서 도심 순환 코스로 통일한다. 지금까지 엘리트 풀코스는 중구와 수성구 일대를 달리는 ‘루프코스’를, 일반인들은 다른 구간을 뛰었다.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서·북·동구 등으로 분산된 도심 순환코스로 변경할 예정이다.

새로 개발하는 코스는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들어 확정된다. 대한육상연맹을 거쳐 세계육상연맹에 코스공인을 신청한 후 계측과 심사를 통과하면 공인코스로 인정받을 수 있다.

대회는 선수들의 기록경신과 기온의 적정성 등을 고려해 지금과 같은 3월말에서 4월초쯤 개최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소규모 마라톤동호회와 젊은층의 참여를 유도할 특색있는 이벤트와 홍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른 대회와 차별화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올해 대구국제마라톤은 세계육상경기연맹(WA)이 인증하는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Gold Label)’ 대회로 승격돼 치러졌다. 16개국 184명 정상급 엘리트 선수와 1만5123명 마라톤 동호인이 참가했다. 일반인은 하프·10㎞·건강달리기(4.6㎞) 부문에만 참가할 수 있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올해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와 시민의 마라톤 참여 열기에 새삼 감탄했다”면서 “내년부터 대회를 정비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면서 대구를 세계적인 마라톤 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