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한국, 아몬드 테스트마켓 성장”
리차드 웨이콧 캘리포니아아몬드협회장
20년간 협회장 맡으며 괄목성장 이끌어
한국시장은 캘리포니아산 ‘9위’ 수출국
지속가능 공급위해 기후대응 활동 강화
아몬드 외피로 단백질바·음료 개발도
“한국 방문땐 아몬드&멸치스낵 사가요”
“한국은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트렌디한 소비자를 가진 곳으로, 캘리포니아 아몬드의 중요한 시장입니다.”
리차드 웨이콧(Richard Waycott)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장은 캘리포니아산 아몬드의 10대 수출국인 한국을 이같이 표현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만큼 한국 아몬드 산업의 흐름은 협회에서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리차드 웨이콧 협회장은 “한국 무역업자들을 직접 만나 마케팅 프로그램 개발과 향후 시장 전망을 논의하고자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리차드 웨이콧회장은 뉴욕대학교와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학석사를 마친후, 20년 간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식품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세계적인 곡물 기업 카길 등에서 기업형 농산업과 식품 제조에 대한 경력을 쌓아온 그는 현장 경험이 많은 회장이다. 리차드 협회장은 이러한 경험들이 협회 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회장직을 맡은 2002년부터 20여 년간 협회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아몬드 재배 면적은 2002년 61만 에이커(24억㎡)에서 2021년 164만 에이커(66억㎡)로 확대됐으며, 동기간 수확량은 10억9000만 파운드(약 4.9억㎏)에서 29억 파운드(약 13억㎏)로 3배 가량 증가했다. 아몬드 수출량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에서 캘리포니아 아몬드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곳입니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년 간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어요.”
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먹는 아몬드의 99% 이상은 캘리포니아산이다. 2021~2022년(회계연도 기준) 기준으로, 한국으로 수출된 캘리포니아 아몬드는 1997~1998년 대비 10배나 껑충 뛴 약 3만톤이며, 수출액은 약 2억1100만달러(약 2780억원)에 달한다. 한국인의 ‘아몬드 사랑’ 덕분에 현재 한국은 캘리포니아 아몬드의 전 세계 수출국 중 9위(수출량 기준)를 차지한다. 1위는 인도다.
리차드 협회장이 이끌어 온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캘리포니아 내 7600여 개 농가와 100여 개 가공 업체를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다. 150여 명의 회원과 협회 임직원 50여 명으로 구성돼있다. 협회는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아몬드 생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우수제조관리기준(GMPs)에 의거한 위생적인 공정부터 병충해 상시 모니터링과, 곰팡이 방지 프로그램 및 검증 절차를 시행하며, 이 외에 농산물우수관리(GAPs), 살충제 잔류허용기준(MRL) 등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또한 협회의 중요한 활동이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전역이 이상 기후로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리차드 협회장은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아몬드 공급을 위해 2019년 발표한 ‘아몬드 농가 2025 목표(The Almond Orchard 2025 Goals)’를 언급했다. 아몬드 생산에서 발생하는 물 사용량과 먼지량을 이전보다 각각 20%, 50% 낮추고, 친환경적인 해충 관리와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없애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까지 먼지량 저감 외에 나머지 3개 목표에 대한 실질적 성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제로웨이스트 부분이었다. 아몬드를 감싸는 외피부터 껍질 등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 하나 없이 모든 것을 활용한다는 이야기였다.
“아몬드 외피는 가축사료뿐 아니라 향후 식재료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아몬드 외피를 사용한 단백질바·음료를 개발하고 있어요. 이러한 지속가능한 생산과 식물성 기반 제품은 식품산업의 주요 트렌드로, 아몬드는 식물 기반 식품의 개발에서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아몬드를 가장 잘 아는 남자’인 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의 베스트 아몬드 메뉴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돌아온 대답은 기대감이 한풀 꺾이는 “통아몬드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 이유를 듣고나자 고개가 절로 끄떡거려질 정도로 충분히 공감됐다.
협회장은 “아몬드의 고소한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통아몬드가 좋다”고 했다. 그렇지만 “아시아 방문시에는 미국에서 찾기 힘든 아몬드 슬라이스와 멸치가 섞인 스낵을 잊지 않고 사간다”는 말도 덧붙이며 웃음지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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