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면 정제마진 커진다고?…"공식 깨졌다"

김래현 기자 2023. 4. 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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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기 침체로 유가는 오르는데 정제마진은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유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경기 둔화 우려가 나타나자 하락세로 반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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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OPEC+ 감산 소식에 유가는 상승세
경기 침체로 석유 제품 수요는 부족

[빈(오스트리아)=AP/뉴시스]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의 모습.2022.03.31.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유가는 오르는데 정제마진은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내달부터 올해 말까지 1일 166만 배럴을 감산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일 200만 배럴 감산도 이어지고 있어 OPEC플러스 총 감산 규모는 1일 366만 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달 초 예상치 못한 OPEC플러스의 감산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 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유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경기 둔화 우려가 나타나자 하락세로 반전됐다. 지난달 4째주에는 배럴당 74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유가 흐름은 감산 발표 후 180도 뒤바뀌어 유가는 다시 80달러 중반까지 반등했다.

이처럼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지난 17일부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 들어 처음 3달러를 밑돌았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배경은 경기 침체로 인해 석유 제품 수요 부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든 오르든 경유와 휘발유 같은 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이 차이가 벌어져야 정제마진이 오른다"며 "원유 값은 올라가는데 수요 감소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낮아지니까 정제마진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산업용 트럭에 많이 쓰이는 경유는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아 이전보다 확실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는 앞으로 계속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향후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수요 측면에서는 올해 중국 석유 수요 회복 규모가 유가 상승폭을 좌우하는 주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은 정제유 소비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제조업 경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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