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 ‘프리패스 보고서’의 비결 “부장님 배 고플땐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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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서 내지 마세요. 부장님 많이 배고프십니다."
'상사의 배고픈 시간을 피하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흔히 배가 고프면 짜증과 화를 쉽게 내기 마련이다.
배고픈 상태에서 화가 쉽게 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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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서 내지 마세요. 부장님 많이 배고프십니다.”
‘꼬르륵’ 소리가 나는 오전 11시. 아침도 못먹은 상사에게 보고서를 내려는 직장인 최모 씨는 순간 걸음이 망설여진다. ‘상사의 배고픈 시간을 피하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흔히 배가 고프면 짜증과 화를 쉽게 내기 마련이다. 왜일까.
음식 섭취와 감정과의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들은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즉 음식 섭취가 감정 상태를 변화시키고 이에 따른 우리의 행동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고픈 상태에서 화가 쉽게 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이를 입증한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공동연구진이 6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3주간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배고픔의 강도가 높을수록 분노·짜증의 감정 수치가 높아진 반면, 즐거움의 수치는 낮아졌다. 이는 연령이나 성별, 비만도, 성격 등을 고려해도 연관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들은 하루 동안의 공복감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느끼는 공복감 수준에도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허기진 상태에서는 화가 날까. 과학자들은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 중 배고품과 연관된 AgRP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미국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의 생쥐실험에 따르면, 음식이 부족한 경우 생쥐의 AgRP 신경세포는 부정적인 감정을 활성화시켰다. 이러한 뇌의 부정적 신호 전달은 음식이 제공되자 즉시 멈춰졌다.
실험을 진행한 연구진은 이러한 관련성이 “장(腸)과 뇌 사이의 수많은 연결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언급처럼 장과 뇌가 연결돼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장-뇌 상호’ 이론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를 입증하는 연구들이 늘어나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중이다.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라스무스 대학교 메디컬센터와 암스테르담 의과대학 공동연구진의 논문에서도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장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특정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장 내 세균의 변화가 우울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면서 “당신의 감정은 타고난 기질에, 무엇을 먹느냐에 대한 영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음식을 통해 장 내 미생물 환경을 변화시켜 우울한 감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장 건강을 위한 효과적인 영양소로는 ‘식이섬유’가 꼽힌다. 2017년 국제학술지 비만저널에 실린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 논문에서는 약 1600명의 실험자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장 내 미생물 환경을 가진 그룹의 공통적 특성은 ‘가장 많은 식이섬유 섭취를 먹는다’는 것이었다. 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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