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손녀 윤주경 “태영호 발언에 우울···스스로 역사 부끄럽게 해선 안돼”[스팟+터뷰]
“태 의원 발언, 미래의 역사 갈등 보여줘
제대로 역사 못 알려드린 책임감 들기도” 나의>
[스팟+터뷰]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해 볼 만한 인물을 짧지만 깊이 있고 신속하게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어젯밤은 백범 김구 선생님의 <나의소원> 속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쉽게 잠들 수 없었던 우울한 밤이었습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당 최고위원인 태영호 의원이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다음날인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같은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윤 의원은 SNS에 <나의 소원>을 발췌해 올렸다. 윤 의원은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의 손녀로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윤 의사는 일제강점기 한인애국단에 입단해 김구 선생과 계획한 상하이 의거를 실행했다.
윤 의사의 손녀인 윤 의원은 2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태 의원의 발언을 접한 순간 “너무 우울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겪어야 될 역사 갈등을 미리 보고 있는 것이 너무나 우울했고, 탈북하신 분들에 대해서 이런 면에서 굉장히 소홀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구 선생님을 통해 그분이 열어가려고 했던 나라를 그분의 글을 통해 우리 국민이 명확히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태 의원은 지난 18일 보도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북한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해당 발언 직후 태 의원에게 발언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
-어제 SNS에 글을 쓴 건 어떤 취지에서였나.
“태영호 의원께서 김구 선생님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분도 북한에서 4~50년 동안을 사셨으니까 거기서 들은 것이 너무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자기가 교육받은 걸 아직 못 벗어난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대한민국) 오셨는데 우리가 그분에게 제대로 역사를 알려드리지 못한 우리의 책임도 있다. 그래서 태영호 의원님께만 드리는 말씀이라기보다도 우리가 김구 선생님에 대해서 또 잘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아서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서 김구 선생님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의 소원’ 중 일부를 발췌했다.”
-나의 소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소원은 평생을 독립운동의 길에 계셨던 분이 광복을 맞고 나서 그 혼란 속에서 자기 인생과 독립운동을 정리하면서 우리 민족이 가야 할 길을 열어주려는 의도에서 하신 것이다. 그 말씀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제 제가 (발췌)했던 것이다. 안타까워서 그런 것이다. 누가 틀리고 맞고 이런 것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잘 알지도 못하고 있단 사실이 더 안타까운 것이다.”
‘김구 선생 김일성에게 이용’ 태 의원 발언
“통일 정부 수립 노력 부끄럽게해선 안 돼”
-태영호 의원은 “김구 선생이 김일성에게 이용당했다”고 표현을 했는데 어떻게 봤나.
“그건 김일성이 한 말이다. 우리가 알고 이어받아야 하는 것은 김구 선생님이 진짜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도 북한으로 갔었는가다. 통일 정부를 세우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노력하신 것이고 가서 이제 실상을 보시고 김일성이라는 사람이 말이 안 통한다는 걸 확인하신 것이다. 그런 과정인데 그걸 이용당했다고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 역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통일 정부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신 그 모습을 우리가 기억하고 거기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태영호 의원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나.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태 의원 입장에서는 맨날 듣고 배운 게 그거니까 그분은 아직 거기서 못 벗어나신 것이다.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가 통일된 대한민국이 됐을 때 남과 북이 겪어야 할 역사적 갈등을 지금 시점에서 미리 경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태영호 의원의 말을 봤을 때 소회가 어땠나.
“너무 우울했다.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겪어야 할 역사 갈등을 보고 있는 것이 너무나 우울했다. 우리가 탈북하신 분들에 대해서 이런 면에서 굉장히 소홀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김구 선생님을 통해 그분이 열어가려고 했던 나라를 우리 국민이 명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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