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마스크 이후 유치원마다 ‘콜록콜록’…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립다? [정진수의 부모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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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는 아들이 부쩍 늘었다.
원래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지만, 올해는 탈(脫)마스크 영향으로 독감 등 감염병에 걸린 아이들이 유난히 늘어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감기·독감 환자 증가로 마스크 효능에 대한 얘기들은 많지만, 기존과 같은 형태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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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자마자 아이가 2주째 감기와 독감에 연이어 걸렸어요. 다시 마스크 다 썼으면 좋겠어요.”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하는 아들이 부쩍 늘었다. 동네 소아과는 감기, 독감에 걸린 소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소아과 대란’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아침마다 ‘오픈런’을 해야하는 부모들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원래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지만, 올해는 탈(脫)마스크 영향으로 독감 등 감염병에 걸린 아이들이 유난히 늘어났다. 의료계에서는 “마스크 뿐 아니라 손씻기 등 기본 위생 관리도 이전보다 해이해졌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 기침하는 아이들의 등교 제한하던 것이 사라지면서 교실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늘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이들이 이런 감염성 병에서 비교적 안전하던 시기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19 기간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감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미국에서 인플루엔자 활성이 2020년 3월에 감소해 2020년 여름까지 역사적으로 낮았고, 2021년 5월까지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역시 코로나 기간 RSV 감소했다는 연구결가 지난1월 학술지(Lancet infect Dis.)에 실리기도 했다. 마스크와 손씻기 등 위생수칙 실천이 감염병 감소에 기여한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인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감기·독감 환자 증가로 마스크 효능에 대한 얘기들은 많지만, 기존과 같은 형태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바이러스를 100% 막는 것은 불가능한데다가, 소아청소년기 감기와 독감 경험이 성인기 면역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독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바이러스 유행으로 다양한 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돼 병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며 “성인들은 독감을 앓은 병력이 꽤 있어서 면역이 있기 때문에 매년 걸리지는 않는 반면 아이들은 최근 3년간 마스크로 꽁꽁 싸매고 있어서 기존에 독감에 감염이 되지 않았던 어린아이들 위주로 많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이미 코로나19 때 시도했지만 국민 절반 이상이 걸린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며 “2세 미만에서는 RSV 같은 바이러스가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이어지지만 2세 이후에는 그냥 감기처럼 지나간다. 그만큼 2세 미만에 감염이 돼서 면역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자연적인 바이러스 노출로 인한 면역을 강조했다. 천 교수는 “소아청소년기와 성인의 경우는 지나치게 예방에 집중하기 보다는 빠른 진단을 통해 치료해 극복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할 연령대는 소아청소년기가 아니라 고령층이나 영아, 면역저하자 등 ‘취약계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중증 폐렴이나 합병증이 잘 발생하지 않지만 고령이나 면역저하자, 영아에서는 중증 폐렴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면역이 저하된 환자나 그 가족은 호흡기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마스크 착용을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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