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차별 받지 않도록"…게임업계, 게임접근성 높인다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장애인의 날'을 맞아 최근 장애인 대우 및 지원에 힘썼던 게임업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앞서 게임업계는 기부와 봉사 등 다소 단편적인 장애인 지원활동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장애인들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옵션을 개발하고 있다. 장애인을 채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게임 접근성은 이용자가 편리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개념이다. 최근에는 장애를 가진 이용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는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일렉트로닉 아츠(EA) 등이 게임 접근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20알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국립재활원 등과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 17일부터 서울 및 경기도 거주 장애인을 대상으로 보조기기 지원 희망자 모집을 시작했다.
치매 진단 및 예방·관리를 위한 기능성 게임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9일 치매 진단, 예방, 관리를 위한 기능성 게임 공동 연구를 위해 인지기능 치료 전문 스타트업 벨루가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벨루가는 치매 조기 감별에 특화된 기능성 게임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보조기기 지원 사업 외에도 게임 접근성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도 시작했다. 향후 다양한 특성을 가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등을 통해 UX/UI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넥슨은 다양한 게임접근성 진흥 토론회를 통해 장애인의 문화·여가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장애인용 게임 플레이 보조기기를 통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시연을 진행하기도 했고, 카트라이더·피파온라인4 등 종목으로 장애인 e스포츠대회를 지원했다.
아울러 자회사 넥슨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적극적으로 장애인 고용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2011년 부산에서 설린된 넥슨커뮤니케이션즈는 게임의 웹서비스 모니터링 업무와 고객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게임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넥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는 전체 직원의 약 47%에 해당하는 36명이 장애인이다. 이 중 중증장애인 비율이 약 58%(21명)에 달한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가 입주하고 있는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에 위치한 넥슨네트웍스 부산지사에도 게임QA 업무를 담당하는 장애인 직원 8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작 중이다. 회사는 '게임 디자인 랩(Game Design Lab)'에서 ▲오디오 ▲컨트롤 ▲인터페이스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방면의 접근성 강화 방안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게임에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엔씨서비스와 연계해 장애인 고용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마련하고, 실무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장애인 고용과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 엔씨소프트 사내 시설 라이브러리에는 효율적인 서가 관리를 위해 발달 장애인 직원이 근무 중이다. 네일케어룸에서는 중증 장애인 직원이 일반케어 및 젤케어 등 네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마블은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지원해 오델로, 클래시로얄, 펜타스톰, 하스스톤 등의 e스포츠대회가 개최되도록 지원했다.
또한 장애학생이 여가 문화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전국 특수학교와 유관기관에 게임문화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은 PC와 모바일, 가상현실(VR)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게임 공간이다. 넷마블은 2008년 첫 번째 체험관의 문을 연 이후 35개 기관으로 수를 늘렸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9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D&I실을 신설하고 백민정 IP 사업담당 상무를 D&I 최고책임자(CDIO)로 임명했다. D&I는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의 준말이다. D&I실은 내부 임직원을 위한 필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게임 콘텐츠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노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이러한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외 게임업계와 비교하면 아직은 다소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인게임 내에서 장애인 이용자들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옵션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례로 최근 글로벌 주요게임사들은 시각, 음성, 촉각, 색상 등 다양한 부분에서 게임 접근성 향상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 1월 장애인 이용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신큐 컨트롤러 '프로젝트 레오나르도'를 선보였다. 일렉트로닉 아츠(EA)는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 6종의 특허 기술을 무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장애인 고용을 늘리고, 장애인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분은 칭찬하고 싶다"면서도 "다만 인게임적인 측면에서도 더욱 분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예시로 글로벌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색약모드가 국내에는 아직까지 일부 게임만 적용된다"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지원은 사실상 거의 없다. 그래도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만큼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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