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메이저 우승 도전 고진영 “연못에 뛰어들 준비됐다”
“우승하면 100% 연못에 뛰어들겠다. 준비됐다.”
4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여자골프 세계 3위 고진영이 ‘호수의 여인’이 될 준비를 마치고 자신감을 비쳤다.
고진영은 2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앳 칼턴 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몸과 마음이 완벽하다. 쉽지 않은 코스지만 즐기고, 플레이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2019년 4월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CC에서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두고 호수에 뛰어들어 세리머니를 만끽했다. “가끔 그 때 하이라이트를 돌려본다”는 고진영은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감회를 밝혔다.
그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승을 수확했지만 고진영은 이후로는 메이저 대회에서 더이상 우승하지 못했다. “2019년 이후 스윙코치를 바꾸고 삶에 많은 일이 생기면서 코스에서 플레이 하는게 편하지 않았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는 더 그랬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 코치와 함께 하고 있고, 모든게 잘 돌아가고 있어 행복하다. 메이저대회에서 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그를 괴롭힌 손목 통증을 위해 스윙에 변화를 주었다고 밝혔다. “80% 정도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 지금은 손목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지난 몇년간 드로 구질을 쳤지만 지금은 똑바로, 또는 페이드로 치고 있어 더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질을 바꾸면서 탄도가 높아지고 회전이 많이 걸려 원하는 위치에 공을 멈추기 쉬워졌다는 뜻이다.
혹독한 겨울훈련을 통해 몸을 회복하고 구질을 바꾸면서 지난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에서 1년 만에 우승을 더한 고진영은 “올해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치고 있지만, 매 홀마다 그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코스는 매우 길다. 특히 초반에 긴 홀이 많고 일부 파3홀은 꽤 길다”며 “투 온이 가능한 파5홀도 있지만 여기서는 공격적으로 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코스는 미션 힐스에 비해 바람이 많고, 잔디도 다르다. 모두들 그리워하는 18번홀의 다리도 없다”고 이전 코스를 떠올린 고진영은 “하지만 집에서 차로 4시간 가량 이동해 편한 여행이 됐다. 버뮤다 잔디에서도 여러번 우승해 문제없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개최지를 옮겼지만 주최측은 새 코스의 18번홀옆 연못을 정비해 우승자가 점프하는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비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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