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구노조 "연구기관 특수성 고려 공공기관 지정 해제하라"

김태진 기자 2023. 4. 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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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과기부 앞 회견…“인재 유출 방지책 마련해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공공연구노조 제공)/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연구노조)은 20일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을 공공기관에서 해제하고,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연구노조는 과학의 날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세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정책을 반영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연구노조는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 '정치와 과학기술 정책을 원천 분리하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지난 1년간 약속과 달리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연구 현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더욱 심해졌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과학기술의 중장기 비전과 관련, 정작 연구 현장에서는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이 지나치게 경제적·산업적 관점에서 추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구노조가 과학의 날을 맞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구 현장 종사자들이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잘 모르거나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연구기관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하거나 연구기관의 특수성을 반영해 별도로 관리 운영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하고 연구개발목적기관 실효성 확보해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비롯한 대다수 공공연구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관한법률(이하 공운법)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예산, 인력, 복지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엄격히 제한받고 있다.

연구노조는 "2018년 공운법 개정에 따라 '연구개발목적기관'으로 별도 지정되긴 했으나 형식적인 분류만 바꼈을 뿐 실질적으로 개선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인 만큼 기관 운영에 관해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기관 특성을 무시한 채 공공기관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각종 법률 및 지침 등으로 인해 연구기관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어 창의적 연구 환경 구축을 가로막고 종사자 처우를 저하시키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1월 기존의 연구개발목적기관 중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4개 특성화대학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했다.

연구노조는 "공공부문에서 더 우수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정부는 특성화대학에 알맞은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출연연을 비롯한 나머지 연구개발목적기관들도 조속히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해 연구기관 특성에 맞는 지배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기관 종사자 처우 개선 및 사기 진작책 마련해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해 학계, 산업계, 민간연구소 등으로 이직한 연구자가 1050명에 이르고 자발적 퇴직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구노조는 "공공 연구기관 종사자들의 사기는 갈수록 저하되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는커녕, 낮은 임금인상률 및 각종 지침을 강제해 오히려 처우를 저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심지어 기재부는 45개 복리후생 항목에 대한 체크리스트까지 배포해 그나마 남아 있는 복지마저도 위협하고 있다"며 "현장 연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민간·산업계·학계 등 타 기관의 유사 업무 종사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임금 및 복리후생 등 처우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과거 정부가 주장했던 임금피크제 도입의 효과는 실제로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고 오히려 세대 갈등을 유발해 우수 인력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상처만 남겼다"며 "연구기관에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으로 도입된 임금피크제를 폐기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을 거치면서 강제로 축소된 출연연 정년을 다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소속된 무기계약직 차별 문제도 즉시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자율적·창의적 연구환경 조성하고 연구자 존중해야

연구노조는 "연구 현장을 옥죄고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규제들을 타파하며 연구자들이 스스로 만족하면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육성 방안, PBS 폐지, 민주적 지배구조 확립 뿐 아니라 연구기관이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돼 자율성을 확보하고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가 대폭 개선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mory44444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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