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보조금 20조 요청할 듯…“독소조항 철회하라” 반기

오로라 기자 2023. 4. 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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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에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미 당국이 보조금 수령 기업에 내건 일부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WSJ는 소식통을 인용, “TSMC가 미국 반도체법으로 한 생산라인 당 최대 60억~70억 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며 “애리조나에 2개의 신규 생산라인을 짓고 있는 TSMC가 요청하는 보조금 규모는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TSMC는 미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에 기업 기밀 정보를 요구하고, 초과 이익을 공유하라고 명시한 조항에 대해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WSJ는 “류더인 TSMC 회장은 미국의 까다로운 조건들은 TSMC가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단념시킬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류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의 보조금 조건 중 일부는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보조금 수령의)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미 정부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비싼 건설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때 미국 생산라인의 경제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 당국이 회사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미국 정부와 일정 부분 공유해야한다고 규정한 것은 기업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 정부가 보조금을 수령한 기업들의 장부와 영업 기밀등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TSMC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사례를 들며, “애플과 같은 고객사들이 자신들의 사업 계획과 제품 청사진이 외부로 유출될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 당국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외국계 기업 직접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TSMC는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미국 주요 IT기업의 제품 생산 대부분을 도맡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TSMC가 미 정부 상대로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우려하는 지점들은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들도 똑같이 걱정하는 지점들”이라며 “TSMC가 가드레일 조항 적용을 받지 않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 한국 기업들의 협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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