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6타석 침묵' 불안한 이정후? 타격왕 시즌도 시작은 2할 타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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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초반 성적이 참으로 낯설다.
이정후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 평균 수준의 성적이지만,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최다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으로 MVP를 차지한 이정후이기에 불안한 시선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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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키움은 해결사 이정후가 기회마다 침묵한 탓에 연장전 끝에 5-9로 패했다.
6타석 이상 들어서면서 출루조차 하지 못한 것은 데뷔 후 두 번째이자, 2년 차인 2018년 9월 8일 고척 KT 위즈전 6타수 무안타 1삼진 이후 5년 만의 침묵이다. 그러면서 타율은 0.239에서 0.212로 떨어졌고 시즌 성적은 13경기 2홈런 10타점 1도루, 출루율 0.339 장타율 0.365, OPS(장타율+출루율) 0.704가 됐다.
리그 전체 평균 수준의 성적이지만,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최다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으로 MVP를 차지한 이정후이기에 불안한 시선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인한 컨디션 조절 난조, 오프시즌 동안 장타를 늘리기 위해 바꾼 타격폼 등이다. 하지만 몸 상태와 컨디션 난조에 대해서는 이정후 본인이 확실하게 괜찮다며 선을 그었다.
자연스레 의심의 눈초리는 바뀐 타격폼으로 쏠린다.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는 꾸준히 장타력과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개선점으로 지적받았다. 지난해 커리어 첫 한 시즌 20홈런을 돌파하며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으나, 조금 더 꾸준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이정후는 그동안 뒷발을 고정한 채 공을 기다린 상태에서 배트를 휘둘러왔다. 이 경우 공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어 안타 생산에는 유리하지만, 빠른 공에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 후 빠르게 스윙을 돌리는 타격폼을 바꿨다. 기민한 구종 판단이 바탕이 된다면 추진력과 회전력을 이용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아직까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한국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이정후의 스트라이크 판정받은 것 중 헛스윙이 차지한 비율은 10.2%다. 개인 역대 최고치이며, 지난해 4.9%로 좀처럼 헛스윙을 하지 않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걸쳐 낮게 들어오는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빠른 적응을 위한 의도된 결과다. 지난 고척 KIA전에서 만난 이정후는 "초조한 것이 아니라 타격 밸런스를 잡기 위해 배트를 많이 내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배트를 많이 내다 보니까 안 좋은 공에서 스윙도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구종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나쁜 공에 방망이를 내지 않는 침착함과 선구안은 여전하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이정후의 실제 전체 투구당 헛스윙 비율은 5.6%로 지난 6시즌 간 기록한 3.4%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로 슬로우스타터였던 점도 이정후의 초반 부진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 이유다. 당장 커리어 첫 타격왕을 차지했던 2021년에도 2할 타율로 시작했다. 그해 이정후는 첫 중견수 풀타임에 도전하며 변화를 꾀했으나, 4월 타율 0.269, OPS 0.717로 부진했다. 그러나 적응을 마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안타 생산에 나섰고 결국 시즌 타율을 0.360으로 마쳤다.
2년 전에도 올해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의 초반 부진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 타구 스피드도 특유의 성실함과 승부욕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적응을 끝마친 이정후가 올해는 어떠한 성적으로 마무리할지 야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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