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붕어빵 4개 5천 원…길거리 간식 가격마저 "선 넘었네"

권애리 기자 2023. 4. 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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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0일)은 1만 원짜리 한 장 놓고 시작하네요. 이 1만 원짜리 지폐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1만 원, 5만 원권이 나온 뒤로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쉽게 척 내밀기에는 부담스러운 여전히 큰돈이죠.

그런데 한국의 대표적인 외식 품목, 이른바 국민 외식 품목 8가지 중에서 이제 1만 원짜리를 내밀면서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품목이 4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삼계탕이나 삼겹살 같은 메뉴는 물론이고요. 냉면도 비빔밥도 이제 1만 원짜리 한 장으로는 1인분도 시킬 수 없게 됐습니다.

비싼 집, 줄 서는 맛집뿐만이 아니라 서울의 평균가가 그렇다는 겁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 8가지를 정해서 가격을 매달 공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나온 3월 결과를 보니 이 메뉴들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서 최대 16% 넘게 뛰었습니다.

단시간에 너무 부담스러워진 외식 메뉴 1위는 짜장면입니다.

1년 전만 해도 한 그릇에 5천800원대였는데, 지난달에 평균가가 6천800원까지 올라서 조만간 평균 7천 원을 돌파할 기세입니다.

짜장면은 주재료들이 최근에 특히 많이 오른 품목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일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대표 식재료 품목인 밀가루와 식용유 짜장면 만들 때 많이 들어가죠.

밀가루 가격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점점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쟁 전보다 비싸고요.

양파와 오이처럼 짜장면에 듬뿍 넣어줘야 하는 시설채소, 하우스에서 난방해 주며 키워야 하는 시설채소 가격도 겨울 직후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지기는 했는데요. 여전히 평년보다 매우 비쌉니다.

<앵커>

외식 값이 안 비싸지는 메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날씨 이야기 조금 해 보죠. 어제 날씨가 많이 포근해지면서 이러다가 금세 여름 오겠다. 이런 이야기 했었는데 냉면이 이제 대표적인 여름 별미인데 보통 여름에 올리는 게 아니라 봄에 가격을 올린다고요?

<기자>

냉면과 아이스크림은 여름이 오기 전에 봄에 미리 가격을 올려놓는 대표적인 먹거리들입니다.

올해도 서울의 인기 냉면집들 몇 곳이 지난달 말부터 1천 원에서 2천 원씩 냉면 가격들, 대표 메뉴들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제 냉면 한 그릇에 최대 1만 8천 원까지 왔습니다.

서울의 평균가는 1만 692원, 서울뿐만 아니라 이제 대구와 부산에서도 1만 원짜리 1장으로는 냉면 한 그릇을 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비빔밥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빔밥은 전주비빔밥이 유명한 전북 지역의 평균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요. 평균 1만 650원이 됐습니다.

서울 역시 올해 1월부터 비빔밥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삼겹살 1인분은 이제 서울에서는 2만 원 바로 앞까지 와 있습니다.

아직 1만 원 밑으로 남아있는 건 앞서 살펴본 7천 원을 눈앞에 둔 짜장면과 함께 김치찌개 백반, 칼국수, 그리고 김밥 한 줄뿐입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재룟값이나 인건비가 오른 탓도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좀 억눌렸던 외식 수요가 다시 커지면서 더 비싸진 게 실감이 나는 그런 분석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다시 돌아온 길거리 음식들을 보면 그런 게 피부로 확 느껴지는데요.

이제 좀 제법 북적이기 시작한 서울 도심에 가보니 붕어빵 4개에 5천 원, 그리고 핫도그 하나에 4~5천 원, 이제 가격으로는 더 이상 서민 음식, 길거리 음식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이었습니다.

[장선웅/시민 : (길거리 음식) 예전에는 그냥 부담 없이 사 먹었는데, 최근에 먹을 때는 웬만한 밥 한 끼 정도…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상당히 많이 올랐더라고요. (예전에는 붕어빵이) 같은 3개에 1천 원 정도 했던 것 같고, 회오리 감자도 3천 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한 5천 원이에요.]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이 사라져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을 때 함께 사라졌던 이른바 '관광지 가격'이 더 올라서 돌아온 겁니다.

실제로 우리보다 물가가 더 비싸고 팁 문화가 있는 서구권에서 온 외국인들마저도 코로나 이후의 외식이나 길거리 음식 가격에 대해서는 확실히 비싸졌다는 반응들을 보이기도 합니다.

외식비는 인건비와 마찬가지로 한 번 가격이 오르면 재룟값은 내려가더라도 좀처럼 전체 가격이 내려가기 힘든 특징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물가 상승세가 지난해보다는 안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외식비 상승은 다른 비용들과 시차를 두고 여전히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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