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가두리식 뉴스 유통이 막고 있는 혁신과 다양성 [핫이슈]
네이버가 뉴스 아웃링크 도입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애초 4월 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으나 보류했다. 아웃링크는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웹사이트로 바로 연결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아웃링크가 기본이다. 반면 한국은 스마트폰에서 네이버에 접속해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웹사이트로 이동하지 않는다. 여전히 네이버의 기사 페이지에서 머물러 있다. 네이버가 뉴스 독자를 네이버 울타리에 가두는 것이다. 가두리식 뉴스 유통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두리식 뉴스 유통은 언론의 혁신과 기사의 다양성을 가로막는다. 언론사는 네이버 뉴스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획일화된 환경에 맞춰 기사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국내 어느 언론 기사를 클릭하든 상관없이 뉴스 페이지 디자인을 비롯해 모든 것들이 대동소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독자가 A 신문 기사를 클릭하든, B 신문 기사를 클릭하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아웃링크를 채택한 선진국은 완전히 다르다. 구글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넘어간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클릭하면 뉴욕타임스 웹사이트로 넘어간다.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클릭하면 역시나 워싱턴포스트 기사 페이지로 넘어간다.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웹사이트로 들어온 독자에게 최고의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혁신이 나온다. 그래프 하나에도 다양한 혁신이 시도될 수 있다. 그래프 상의 점 하나를 클릭하면 해당 점이 표시하는 숫자가 크게 확대되는 건 기본이다. 그래프의 어느 영역을 클릭하든 그 영역과 관련된 정보가 더욱 자세하게 제공되곤 한다. 정보통신·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독자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형태의 기사가 시도되는 것이다. 종이 신문 기사보다 심층적인 분석 기사도 가능하다. 언론사들의 이런 식의 혁신을 시도하면 기사가 붕어빵일 수가 없다. 다양성이 촉발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처음부터 네이버가 만든 가두리 양식장에 뉴스가 포획됐다. 다양성을 추구할 자유가 억압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언론사 기사가 갈수록 비슷해지고 획일화됐다. 차별화 수단이 마땅치 않으니,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사, 상대편을 악마화하는 기사,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로 클릭 수를 올리려는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상당수 독자는 자신들이 네이버의 가두리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네이버 기사 페이지에 해당 언론사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만 보고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한 즐 오해한다. 인터넷 변화에 둔감한 일부 언론사 간부들도 그렇게 착각하는 게 사실이다.
네이버가 계속해서 가두리식 뉴스 유통을 고집한다면 독자 스스로 탈출을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뉴스·콘텐츠 판을 클릭하면 아래 설정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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