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다…부산의 대표 '부촌', 가장 살기 좋았다
부산의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해운대구가 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혔다. 교통안전과 소방 등의 영역에서 차별화된 평가를 받으며 생활안전 분야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울산에선 가장 안전한 도시로 평가된 북구가 살기 좋은 지역 1위에 올랐다.
머니투데이와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케이스탯 공공사회정책연구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는 1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국 시·군·구별 '2023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3)-살기좋은 지역 부산·울산편'을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226개 기초지자체와 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를 포함한 229개 시·군·구다.
사회안전지수는 경제활동과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 등 크게 4개 분야(차원)의 정량지표를 토대로 산출됐다. 여기에 주민 설문조사 결과인 정성지표가 반영됐다. 올해 사회안전지수 평가 대상은 설문조사 표본이 적은 45개 지자체를 제외한 총 184개 시·군·구다.
◇'안전도시' 해운대구 부산 1위..의료 인프라도 뛰어나
부산에선 해운대구가 전국 사회안전지수 평가 33위(56.06점)에 오르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관내 소방서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고,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무단횡단 사상자수 등이 낮아 전국 9위를 기록한 생활안전 분야(63.24점)가 이를 견인했다. 다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교통사고 불안감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국내 대표 관광지인 만큼 외지인들의 방문이 잦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해운대구는 방범용 폐쇄회로(CC)TV 확대 설치, '스마트 드론'을 활용한 사각지대 안전점검 등을 통해 관련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건강보건 분야도 49위(55.69점)로 상위권에 들어갔다. 실제로 해운대구엔 종합병원인 인제대 해운대백병원과 해운대부민병원이 운영되고 있는데다 부촌인 만큼 의료기관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병원 충분성,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민들의 지역 의료기관 신뢰도도 61.96점으로 사회안전지수 상위권인 경기 과천시(56.89점)나 서울 강남구(59.19점)보다 좋았다.
부산 지역 3위인 기장군(50위·54.79점)도 눈에 띈다. 비교적 최근 형성된 신도시인 만큼 문화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 때문에 주거환경 분야에서 전국 5위(67.1점)를 꿰찼다. 기장군의 인구 1000명당 문화기반 시설 수(93.57점)도 전국 최상위권이었고, 인구 10만명당 도서관수도 73.5점으로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대기·환경 영역에서도 70.43점을 받아 전국 평균을 한참 웃돌았다. 특히 정량지표(50.52점)보다 정성지표(59.79점) 평가가 좋았는데 지난해 롯데월드 부산이 들어서는 등 발전 가능성에 대한 주민들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울산 북구 현대차 업고 '소득' 최상위권..울주군 '주거환경' 부각
울산에선 현대차 공장이 있는 북구가 전국 53위(54.55점)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전국 8위(63.48점)를 기록한 생활안전 분야가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치안과 소방, 교통안전 등 3가지 대표 영역에서 전국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고, 자동차 관련 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밀집해있어 경제활동 분야 내 소득 영역(70.91점)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지역 내 2위인 울주군(74위·53.67점)은 주거환경 분야(43위·58.91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인당 녹지지역 면적(98.34점)이 전국에서 일곱 번째로 넓었고, 미세먼지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적었다. 주민등록 전출률과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등을 평가하는 인구변동 영역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박현수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시민치안연구센터장은 "부산과 울산에서 상대적으로 순위가 낮은 지역들은 대부분 구도심으로 경제활동과 주거환경 분야의 순위가 낮았다"며 "소득이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노후주택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많은 도시에서 구도심 쇠퇴문제는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며 "경제적 기반 마련과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상남도에선 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인 창원시가 이름값을 했다. 경남도청과 경남교육청 등 정부 부처 및 관계 기관이 모여 있는데다 경남 최대도시로 꼽히는 만큼 교통안전과 주민 소득, 의료 영역 등에서 두루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머니투데이와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케이스탯 공공사회정책연구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는 19일 이같은 내용이 들어간 전국 시·군·구별 '2023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3)-살기좋은 지역 경남편'을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를 포함한 229개 시·군·구다. 설문조사 표본이 적은 45개 지자체는 제외했다.
경남에서 1위를 차지한 창원시는 전국 57위(54.34점)에 기록했다. 소방·치안 등의 영역을 조사한 생활안전 분야에서 상위권인 전국 42위(59.29점)에 올랐고,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낮으면서 화재 대응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X(마산·창원·창원중앙역)와 경전선(마산·창원·창원중앙·중리역) 등이 지나면서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고, 소방 인프라 등이 잘 갖춰진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현대와 LG, 한화, 두산, 효성 등 대기업 공장들이 들어선 창원시는 울산광역시와 함께 공업과 수출 산업을 이끌면서 경제활동 분야(51.94점) 중 소득 영역에서 강점을 보였다. 1인당 사회복지예산과 국민연금 가입 비율이 상위권에 들며 복지 영역 점수도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양산시(68위·53.84점)는 건강보건 분야(45위·56.13점)의 탁월한 평가를 바탕으로 지역 2위 자리에 올랐다. 실제로 양산부산대병원이 물금신도시에 있어 중형 도시급으론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웅상중앙병원과 베데스다복음병원 등 다수의 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밀양시(127위·52.02점)는 주거환경 분야(14위·62.74점)에서 전국 최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주목받았다. 미세먼지 대기 오염도가 낮은데다 1인당 녹지 면적이 넓은 등 자연환경이 쾌적하고, 주민등록 전출률도 낮아 인구변동에 있어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지상 6층 규모의 밀양시립도서관을 대표로 한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것도 좋은 점수를 이끌어냈다.
경남 지역의 경우 상위권(1~60위) 내에 창원시만 들어갔고, 경제활동 분야에서 대부분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울산~부산~김해~양산~거제~창원 등 동부의 '남동임해지역' 위주로 산업 발전이 이뤄져 진주·사천 등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며 지역 격차 문제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구민 삶과 직결되는 불편·불만·불안 등 생활 속 3불(不)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40년 토박이'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사진)은 19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365일 안전한 도시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부산 최초의 경찰서장 출신 구청장답게 구민안전보험과 반여1·4동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송정동 해운대로 일원 교통체계개선 등 안전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춰 부산시에서 처음으로 구·경찰·주민대표로 구성되는 '해운대 자치경찰협의회'를 신설했다"고 강조했다.
'건강복지' 사업도 관심사다. 해운대구는 동쪽 해변관광지와 서쪽 내륙권 주민 간 건강격차가 존재해왔다. 이에 전 구민 생애주기별 건강증진서비스 제공 등 격차 해소사업과 금연·운동·영양·비만 등 개인별 건강행태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 구청장은 "1인가구 중장년층 사회관계망 형성사업, 은둔이웃 고립 해소 등으로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관광 활성화는 지역 경제의 사활이 걸린 시정 분야다. 해운대구는 우선 일상을 회복하면서 늘어나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해 해양진흥과를 신설했다. 김 구청장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 영화의 전당, 벡스코 등에서 사계절 내내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열 것"이라며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구간 연안정비 사업으로 해안절경 친수공간를 만드는 등 해양레저 특구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주여건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민 70% 이상이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해운대구는 공동주택 관리와 안전, 공동체 활성화 등을 위해 공동주택관리과를 별도로 만들었다. 아울러 △모든 출생아 대상 첫 만남 이용권(200만원)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 △진로교육지원센터 운영 등을 통해 보육·교육친화도시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교육하기 좋고 쾌적한 정주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균형발전을 위해 반송·석대동 등지 1912㎢ 부지에 조성할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해운대와 연계된 광역도로망과 외곽순환교통망 구축도 조속히 실행하기 위한 구상도 내놨다. 김 구청장은 "'살기 좋은 도시, 오고 싶은 도시' 해운대를 만들기 위해 생활밀착형 행정을 구현할 것"이라며 "모든 구민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선보여 한 차원 더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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