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구호품 지급 현장에 인파 몰려 최소 85명 사망
군중 통제용 공포탄에 현장 혼란 가중
내전 중인 중동 국가 예멘에서 구호품 지급 현장에 인파가 몰려 최소 8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오후 예멘 수도 사나의 밥 알예멘 지역 구호품 지급 현장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9년째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예멘은 중동지역 최빈국으로 꼽힌다.
사상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AFP통신은 사나를 통치하고 있는 후티 반군을 인용해 사망자가 79명이라고 보도했다가 후속 보도에서 사망자 85명, 부상자 322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구호품을 얻으려는 인파가 대거 몰려들자 후티 반군이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공중에 총을 발사하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고, 이로 인해 전깃줄이 폭발하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이에 놀란 군중들이 달아나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반면 후티 반군 측 내무부 대변인은 민간 상인들이 지방정부와 조율하지 않은 채 행사를 열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태의 책임을 주최 측에 돌렸다. 후티 반군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3명을 구금해 신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참사 발생 직후 행사장인 학교를 봉쇄하고 언론과 시민의 접근을 막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행사장에 자선단체로부터 1인당 약 10달러를 받기 위해 빈민들이 몰려 들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부유한 지역 사업가들이 라마단 기간 동안 빈민들에게 종종 현금과 음식을 나눠주는 행사를 열어왔는데, 이날 행사는 내달 초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를 앞두고 열렸다. 이드 알피트르는 라마단 금식을 무사히 끝낸 것을 기념하는 명절이다.
예멘 내전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이 2014년 북부 거점에서 내려와 정부군을 몰아내고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촉발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 동맹군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를 지원해 2015년부터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내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이어져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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