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주고 미국은 안 준다…역차별에 우는 전기차업계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3. 4. 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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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에 따라 테슬라·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가 생산한 전기차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테슬라·GM 같은 미국 업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산 전기차들도 구매 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역차별을 시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수령 대상 전기차를 보유한 해외업체는 테슬라·한국GM(이상 미국), 벤츠, BMW, 폭스바겐그룹(이상 독일), 볼보, 폴스타(이상 스웨덴), 스텔란티스(다국적) 등 모두 8곳이다. 차종 수로는 테슬라가 6개로 가장 많았고, 벤츠(4개)·스텔란티스(4개)·폭스바겐(3개)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더해서 산정된다. 테슬라의 경우 ‘모델3 퍼포먼스’를 비롯한 6종의 차량을 구입시 모두 국비 260만원을 지원받으며, 서울 거주자는 68만원의 추가로 받는다. 같은 테슬라를 부산 거주자가 사면 114만원, 경남 거창 사람이 사면 439만원의 지방비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테슬라 차량에 최대 699만원의 보조금을 준다는 이야기다.

미국 GM의 쉐보레 ‘볼트EV’와 ‘볼트EUV’에 대한 국비 혜택은 640만원이다. 서울 사람이 볼트 전기차를 사면 지방비(169만원)를 포함해 809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거창 사람의 경우 국비보다 훨씬 많은 지방비(1082만원) 혜택이 있어 무려 1722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볼트 전기차는 모두 미국에서 생산돼 전량 한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이다. 미국산 전기차에 대해 정부·지자체가 최대 1722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넉넉한 보조금 혜택 덕분에 국내 판매는 호조세다. 지난해 국내서 테슬라 모델3는 7323대, 모델Y는 7248대가 신차로 등록됐다. 같은 기간 볼트 EUV는 1913대, 볼트EV는 699대 팔렸다.

그 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인기 전기차 상당수도 한국에서는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서울 기준 BMW ‘미니 쿠퍼 SE’는 704만원(국비 557만원+지방비 147만원), 벤츠 ‘EQB300 4매틱’ 5인승은 347만원(국비 275만원+지방비 72만원) 그리고 볼보 ‘XC40 리차지 트윈’은 256만원(국비 203만원+지방비 53만원)을 받는다.

정부는 올해부터 차량 가격이 5700만원 미만일 경우 보조금을 100% 받도록 했다. 작년에는 전액 지급 지원 기준이 5500만원 미만이었는데 이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보조금 지원 상한선은 8500만원 이하다. 5700만원 이상 8500만원 이하 전기차에는 보조금이 절반만 지원된다. 이밖에 긴 1회 충전 주행거리 등 고성능 차량이 더 많은 보조금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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