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의 패스트볼은 왜 치기 힘들까… 손가락이 특별한 움직임을 만든다

김태우 기자 2023. 4. 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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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반 SSG의 최고 히트 상품은 단연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우완 송영진(19)이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송영진의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7㎞에 이른다.

이런 손가락 움직임 때문에 송영진의 패스트볼은 기본적으로 '자연 커터'의 움직임을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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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진은 좋은 구위와 배짱을 앞세워 눈도장을 받았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올 시즌 초반 SSG의 최고 히트 상품은 단연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우완 송영진(19)이다. 캠프 당시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더니, 연습경기‧시범경기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당당히 1군의 일원이 됐다.

1군에서 살아남을 자격이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송영진은 시즌 3경기에서 9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단 0.03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0.72에 불과하다. 단순히 운이 아닌,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다. 14일 인천 NC전에서는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노히트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감격의 데뷔승을 따내기도 했다.

담대한 배짱에 여러 가지 변화구를 보더라인에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좋지만, 현재 송영진을 지탱하고 있는 무기는 역시 패스트볼이라고 봐야 한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송영진의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7㎞에 이른다. 최고는 151.4㎞까지 찍었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게 아니라 힘도 있고 움직임도 있고 회전 수도 나쁘지 않다. 송영진의 미래 기치를 밝게 하는 요소다.

김성배 ‘스포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송영진에 대해 “폼 자체는 깔끔하다. 그런데 타자들이 치지 못하는 건 그만큼 공에 힘이 있다는 것이다. 공이 차고 들어가는 힘이 있다”면서 “공이 손을 떠날 때 갈라지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에 잘 전달될 수 있는데 송영진이 그런 것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런 힘에 또 하나의 특이점은 무브먼트다.

보통 선수들의 패스트볼은 비교적 일정한 수평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송영진은 패스트볼의 수평 무브먼트 그래프가 꽤 어지러운 편에 속한다. 수평 무브먼트가 25㎝ 이상인 공도 있는가 하면, 0에 가까운 패스트볼도 꽤 자주 찍힌다. 송영진은 1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송영진은 손가락 길이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송영진은 “선천적으로 검지가 중지보다 많이 짧은 편”이라고 직접 손을 펼쳐 보였다. 물론 검지가 중지보다 짧은 건 일반적인 일이지만, 송영진은 다른 사람에 비해 차이가 더 난다. 송영진은 “그래서 물집도 검지가 아니라 중지에만 잡힌다”고 했다. 검지의 움직임이 더 많은 공과, 중지의 움직임이 더 많은 공은 회전 방향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그래서 공이 움직임이 심한 것이다.

이런 손가락 움직임 때문에 송영진의 패스트볼은 기본적으로 ‘자연 커터’의 움직임을 띈다. 그런데 때로는 싱커성 움직임을 보여주고 하고, 이 공들이 우타자 바깥쪽으로 잘 파고드니 빗맞은 타구들이 많이 나온다. 송영진이 지금 당장은 변형 패스트볼을 배우고 연마할 생각은 없는 이유다.

이제 상대 팀도 송영진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악하고 달려들 것이다. 송영진도 이를 잘 안다. 준비하는 건 슬라이더 구속 향상이다. 송영진은 “(슬라이더보다 구속이 조금 더 빠른) 커터도 연습을 했는데 패스트볼이 자연 커터”라면서 “감독님께서 슬라이더 구속을 늘리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송영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구속 차이가 제법 나는 편이다. 이 슬라이더의 구속을 2~3㎞ 정도만 올릴 수 있으면 굉장히 좋은 콤보가 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송영진은 “아직까지 모든 게 재밌다”고 했다. SSG 팬들도 더 재밌는 장면을 많이 보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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