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배트플립 보여드릴 것" 위풍당당, LG 외인 잔혹사 지웠다 'KBO 완벽 적응'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한국에 오기 전에 KBO리그 영상을 많이 봤다. 딱히 먼저 해본 적은 없는데 나도 모르게 나왔다."
빠르게 적응했다. 적응한 만큼 자연스럽게 성적도 따라온다. LG 외국인타자 오스틴 딘(30)이 KBO리그에 녹아들기 시작하고 있다.
오스틴은 19일 잠실 NC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3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전날 경기 8회말 동점포로 정규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는데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그러나 이날 100% 출루로 진가를 발휘했다.
7회말 역전 3타점 3루타를 기록한 문보경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갔지만 3안타에 4출루로 활약한 오스틴의 공을 결코 빼놓을 수 없었다. 문보경의 싹쓸이 3루타 역시 오스틴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낸 것이 발단이 됐다.
이날까지 오스틴은 타율 0.375 1홈런 10타점, OPS 0.931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로베르토 라모스 이후 LG 유니폼을 입은 세 명의 용병과는 차원이 다른 활약이다.
누구보다 LG 외인 잔혹사를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즌 초반에는 스트레스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빠르게 리그에 적응해 나갔고, 이제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 중이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걱정을 샀지만 18일 경기서 마침내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마저도 씻어냈다. 오스틴은 당시 2-4로 뒤지던 8회말 동점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오스틴에겐 의미있는 '한방'이었다.
오스틴은 "어제 홈런을 치고 팀은 패했는데 그래도 홈런이 나왔다는 자체로 마음이 놓였다"면서 "무엇보다 김현수가 더 이상 '약골'이라고 놀리지 않게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오스틴은 홈런을 친 뒤 방망이를 집어던지는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한국에 오기 전 KBO리그 영상을 수없이 본 영향이라고.
그는 "미국에서는 한 번도 배트플립을 한 적이 없었는데 KBO리그 영상을 많이 보면서 무의식중에 따라하게 된 것 같다"면서 "내가 봐도 잘한 것 같다. 아시겠지만 미국에서는 배트플립을 하면 보복이 들어온다. 긴장한 상태로 다음 타석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 그런 부담이 없어서 좋다.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있는데 얼마나 많은 홈런을 칠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배트플립을 보여드리고 싶다. 점수를 준다면 무조건 A학점이다"고 껄껄 웃었다.
[LG 오스틴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경기 1회말 1사 2사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사진=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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