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초점] '모범택시2''킬링 로맨스'…흥행작엔 배유람이 있다

조은애 기자 2023. 4. 2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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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스타는 많아도 배우는 적고, 그중에서도 임팩트 있는 연기로 작품을 빛내는 배우는 더더욱 흔치 않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에만 4편 이상의 작품, 올해 상반기 '모범택시2', '킬링 로맨스' 등 두 편의 흥행작으로 '열일' 중인 배우 배유람의 존재는 귀하다. 스스로는 단지 "독립영화계에서 많은 배우들이 발굴되던 부흥기 때 운 좋게 혜택을 받은 세대"라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확실히 그에겐 자기만의 속도와 색깔이 있다.

배유람은 올해 초 스크린과 드라마를 오가며 작품의 흥행을 이끌었다. 먼저 지난 15일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 속 종영한 SBS '모범택시2'에서는 무지개 운수 엔지니어 박주임으로 무게감 있는 전개 속 유쾌한 리듬을 더했다.

14일 개봉한 '킬링 로맨스'에서도 잊기 힘든 인상을 남겼다. 이원석 감독 특유의 신박한 세계관, 키치한 감성으로 가득한 이 영화에서 배유람은 톱스타 여래(이하늬) 팬클럽 출신 덕후 영찬으로 생기를 더했다. 진지한 눈빛에 그렇지 못한 헤어스타일, 은은한 광기를 귀엽게 그려내며 '배유람표 코미디'의 세계를 다시 한번 선명히 한 모양새다.

건국대 영화과 2기 출신인 배유람은 스무살 때부터 수많은 단편,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틈틈이 작업한 작품만 수백편에 달해 포털에 공개한 필모그래피 목록에는 채 담지도 못했다. 2009년 단편 영화 '구경'으로 시작, 2014년 '끝까지 간다'에서 '주민번호 14자리' 음주단속 의경 역으로 상업영화에선 처음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배유람은 꽤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럼에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건 매 작품에서 180도 다른 얼굴로 신선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프로듀사'의 류일용, '굿바이 미스터 블랙'의 안계동, '원티드'의 권경훈, '군주 가면의 주인'의 박무하, '나쁜형사'의 반지득,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강해수, '우라까이 하루키'의 방역원, '유니콘'의 제시, '소셜포비아'의 정배, '성난 변호사'의 용식, '청년경찰'의 재호, '엑시트'의 용민, '내일의 기억'의 배형사, '파이프라인'의 만식, '연애 빠진 로맨스'의 우성까지. 배유람의 연기는 크기와 상관없이 늘 빛났다.

단편, 독립영화 쪽에서는 훨씬 파격적이고 낯선 배유람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었다.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그는 이후 '찔리는 이야기'의 보험 영업사원 A, '만일의 세계'의 만일, '지식인'의 상담사, '산나물 처녀'의 꽃사슴,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의 대현, '족구왕'의 기계공학과,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영 등 수많은 작품에서 꿈틀대는 에너지로 비범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공개된 '유니콘' 역시 배유람의 발견이라 부를 만한 작품이다. 그는 자칫 납작한 캐릭터로 남을 뻔한 제시의 매력을 200% 끌어낸 열연으로 훨씬 풍성한 이야기를 가능케 했다. 이처럼 어떤 장르와 캐릭터든 파워풀하게 살려내는 배유람을 신스틸러로만 설명하긴 아깝다. 동시기 공개된 작품들 사이에서도 그는 매 장면, 매 순간 다른 얼굴로 관객들을 홀린다. 그의 존재감을 두고 주연, 조연의 간격을 논하는 것 역시 무의미할뿐이다.

배유람은 지난 13일 스포츠한국 사옥에서 진행된 '모범택시2' 종영 인터뷰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연기 중에 제일 어려운 게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친한 개그맨 박성광, 박영진 형도 늘 존경스럽다. 형들도 제가 코미디 연기로 웃길 때 더 좋아해주고 잘했다고 해준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아니까 서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며 "저는 평소에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서 캐릭터를 잡는 편이다. 예능에서도 많이 배운다. '모범택시2'에서는 무지개 운수의 팀플레이, 티키타카 위주의 코미디를 신경썼다면 '킬링 로맨스'는 스스로와의 싸움이었다.(웃음) 처음 대본 받았을 때부터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관객분들이 좋아해주실지, 지금도 너무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끔 친한 분들이 '영화 만드는데 너한테 부탁하려다 안 했어'라는 말을 하시곤 하는데 저는 여전히 독립영화들에도 관심이 있다. 저라는 배우를 잉태해줬고 양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작품 미팅을 하면 '배우님이 좀 살려주세요'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웃음) 그래도 그런 게 좋다. 어떻게든 계속 찾아주실 것 같아서 감사하고 더 욕심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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