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159㎞'에 끊어진 포수 미트... 그런데 그 좋은 공을 왜 절반도 안 던질까
안우진은 1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4차례 등판 경기 중 최다 실점 경기였으나 안우진은 이날도 감탄을 자아내는 피칭을 펼쳤다.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팀이 연장 12회 접전 끝에 5-9로 역전패해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날 안우진의 속구는 시속 160㎞에 육박할 정도로 힘이 있었다. 6회초 선두 이원석 타석 때 초구를 받아낸 이지영은 주심에게 양해를 구한 뒤 돌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미트의 끈이 끊어진 것으로 보였다. 결국 이지영은 검은색 미트로 바꿔끼고 다시 홈플레이트 앞에 앉았다.
이지영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안우진도 한참 동안 웃음을 숨기지 못하며 이색적인 상황을 즐겼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빠른 공을 받다보면 그럴 수 있다"며 "스스로도 '내 공이 그렇게 셌나' 싶어 흐뭇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등판한 30경기 중 속구 구사비율이 50%를 넘은 경기는 단 4차례에 불과했다. 올 시즌에도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서 112구 중 58구, 50.9%를 속구로 활용했다. 다만 결과가 썩 만족스러웠다고만 보기는 어려웠다. 6이닝 동안 1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하긴 했으나 투구수가 112개로 많았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61.6%였다.
이후 등판한 경기 내용들과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7일 NC 다이노스전과 13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속구 비율을 48.9%, 48.3%로 낮췄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은 71.9%, 68.1%로 더 높아졌다.
이날은 올 시즌 등판 경기 중 가장 속구 비중이 적었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은 70.1%로 높았다. 이날 잡아낸 삼진 10개 중에서도 슬라이더로 5개,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2개씩을 잡아냈고, 속구로 잡아낸 건 하나밖에 없었다.
전날 8회 1사까지 키움 타선을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펼쳤던 삼성 좌투수 백정현의 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최고 시속 138㎞ 속구로도 키움 타선을 압도했던 그도 160㎞ 가까운 공을 뿌리는 문동주(한화)와 안우진 등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공이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변화구도 예리하게 (원하는) 코스에 던지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화구를 원하는 곳에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에 답이 있다. 굳이 속구를 고집하지 않고도 충분히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고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겐 큰 부담이다. 40%대 초반, 어쩌면 더 적은 속구로도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이날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커다란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변화구에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헛돈 원인이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질 수 있지만 꼭 그 공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안우진이 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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