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아닌 류수정의 자연스러운 매력, 새롭게 꾸는 꿈(종합)[인터뷰]
[OSEN=선미경 기자] 벌써 데뷔 10년차다. 2014년 그룹 러블리즈로 시작된 커리어에 잠시 쉼표를 찍었고, 이젠 솔로 가수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소속사를 떠나서 독립 레이블을 세웠고, 드디어 첫 번째 솔로 정규음반 발매까지 왔다.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러블리즈 류수정(26)의 여정이다.
류수정이 데뷔 9년 만에 첫 번째 솔로 정규음반으로 돌아온다. 오늘(20일) 오후 6시에 첫 솔로 정규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Archive of Emotions)’를 발표하고 솔로 가수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다. 지난 해 데뷔 8주년을 기념해 발표했던 싱글 ‘고백’과 생일 기념으로 발매했던 ‘핑크 문(PINK MOON)’ 이후 5개월 만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로 꽉 채운 정규라는 점에서 솔로 가수 류수정의 온전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정규인 만큼 떨림도 설렘도 크다. 류수정은 신보 발매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첫 정규인 만큼 많이 고민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다. 복합적인 감정이었는데 막상 나오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이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류수정은 그동안 자신의 짙은 음색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담아낸 곡들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뛰어난 역량을 드러내왔다. 이번 앨범에도 현재 류수정의 고민과 감정들을 진솔하고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했다.
류수정은 “내 이야기를 너무 담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부터 피지컬 앨범이기 때문에 피지컬 앨범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어디까지 욕심을 담을 것인가, 어떻게 표현할까 이런 걸 많이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류수정의 솔로 첫 정규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에는 선공개 타이틀곡 ‘러브 오어 헤이트(Love or Hate)’부터 타이틀곡 ‘그래비 걸(Crabbt Girl)’, ‘논 판타지(Non-Fantasy)’, ‘하루 세 번 하늘을 봐’, ‘플러피 키티(Fluffy Kitty)’, ‘하우 캔 아이 겟 유어 러브(How can I get your Love)’ 등 9곡이 수록됐다. 류수정이 전곡 작사와 작곡에 이름을 올리며 온전한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냈다. 러블리즈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출발이다.
무엇보다 러블리즈 시절부터 꾸준히 곡 작업에 참여해 온 류수정만의 이야기를 담은 음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만큼 많은 공을 들여 완성했고, 그래서 더 기대가 크다. 첫 번째 솔로 정규음반 발표를 앞두고 설렘 가득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류수정에게서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Q. 첫 정규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에서 대해서 소개해 달라.
이제 20대 후반이 되어가고 있다. 스스로 ‘벌써?'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나면서 새롭게 보게 되는 부분이 있더라. ‘20대 초반, 중반, 후반이 다르다’는 말을 하는데 예전에는 그 말을 믿지는 않았다.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생각했는데, 후반을 향해 가면서 새롭게 보고 느끼는 것들이 많았다. 실망도 있었고, 다른 희망도 있었고, 또 다른 형태의 행복도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형태의 감정을 담아냈다.
실망이라는 감정음 ‘논 판타지’, ‘드라운(Drown)’에 많이 표현돼 있다. 예전에는 좀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면, 이제는 현살 안에서 꿈을 꾸는 법을 배우면서 담은 노래다. 현실에 대해 깨달으면서 담은 노래들이다.
또 다른 형태의 행복은 ‘하루 세 번 하늘을 봐’라는 곡에 있는데, 소소한 행복에 대한 거다. 특별한 취미도 없고, 뜨겁게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아도 하루 하루 하늘 보고 바람 느끼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내용이다. 예전에는 이런 행복을 못 느꼈다. 쫓기면서 살았다면, 이젠 하나 하나 소중하게 볼 줄 알고, 하루 하루 소중하게 볼 줄 아는 행복을 알게된 것 같다. 벌써 8년이 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것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워낙 고민이 많은 성격이기도 하고,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새로운 나이대를 맞이해서 나온 하나의 서사라고 생각한다. 차례대로 들으면 일맥상통한 것이 있는데, ‘하나의 서사의 묶여 있어요’는 아니지만, 새로운 나이대를 맞이해서 새로운 감정을 느껴본 하나의 묶음이긴 하다.
Q.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고 했는데, 어떤 환상이었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었던 것 같다. 꿈이 지금이랑 옛날이랑 엄청나게 다르다기보다는 그때는 해맑음이라고 할까, 해맑은 면이 더 많았다면 이제는 ‘현실적으로 이거는 불가능하고, 이건 저런 식으로 꿈을 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Q.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는데 작업하면서 어땠나?
처음으로 이런 솔직한 가사, 자연스러운 생각의 가사를 담은 것 같다. 이전에는 팀 안에 노래를 하거나 어린 날에 썼던 가사라서 해맑음이 묻어 있다면, 이번 노래들에 담은 가사는 고민과 솔직함, 자연스러운 생각도 많이 담겨 있다.
거의 그렇긴 하다. 어떤 노래들은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쓴 곡도 있고, 주변 분들이랑 얘기하면서 쓴 곡도 있다. 연애 고민을 들으면서 쓰기도 했고, 이별 이야기를 듣고 쓰기도 했다. 대화를 하다가 ‘나도 그런 성향인데’라고 말하면서 쓴 곡도 있다.
Q. 솔로 가수로서 류수정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한다면?
이전에 미니앨범 같은 경우에는 그룹 활동을 하던 중에 냈던 앨범이기 때문에 회사가 저를 봐주는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의견을 따랐다. 그때는 의견을 따라서 충실했었고, 이번에는 좀 더 나에 대해서 초점을 맞춘 것 같다. 하고 싶었던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이런 결이 나왔다. 내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많이 생각했었는데, 이 앨범과 많이 닮아 있는데 자연스러운 나라고 생각했다. 엄청나게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 조금은 수줍고 부끄럼이 있더라도 조금은 장난기도 있고 우울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고. 그게 나의 아이덴티티 아닐까 생각했다. 자연스러운 게 많이 좋은데 신경도 많이 썼고, 그만큼 솔직하게 나온 것 같다.
Q. 자신에 집중한 앨범인데, 작업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류수정의 모습이 있나?
‘내가 생각보다 생각이 많구나. 생각이 굉장히 많구나’라고 많이 느꼈다.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밝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하기도 하고 다 같이 모여 있으니까 신나고 밝은 거 위주로 보여드린 것 같다. 이번에 하면서 내가 수줍음이 많다고 많이 생각했다. 늘상 생각했던 거긴 한데 혼자 있으니까 더 그렇더라. 그런 나도 많이 받아들여졌고, 옛날에는 ‘이 일을 하는데 어떻게 하지?’ 걱정했다. 이젠 이게 내 색깔이고 그런 걸 음악에 녹여야겠다고 많이 생각했다.
Q. 독립 레이블을 설립한 이유가 있나?
원래 있던 회사에서 재계약을 안 하게 된 게 정말 큰 결심이었다. 나는 굉장히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당연히 재계약을 생각했다. 새로운 목표들과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서 정말 고심 끝에 새로운 걸, 내가 하고 싶은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재계약을 안 했다. 정말 좋은 회사임이 틀림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기에는 또 예전처럼 회사 의견에 많이 맞춰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좋긴 하지만, ‘이번에 도전해보자. 내가 해보고 싶은 거 마음껏 해봐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큰 결심을 했던 것 같다.
Q. 러블리즈 활동을 끝낸 후에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는데?
그때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였다. 뭔가 되게 이상한 기분이긴 했다. 꿈에서 깬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혼자 해보자고 생각한 만큼 안고 가야할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견디는 데는 무리는 없었지만, 힘들었던 시기는 맞다. 앞으로도 그런 감정이 불쑥불쑥 찾아오겠지만, 각자의 새로운 꿈을 응원하면서 그냥 헤어진 것은 아니니까. 멤버들을 자주 보면서 많이 극복했던 것 같다. 너무 연락 많이 하고, 너무 많이 해서 가끔 안 되면 서로 서운하고 그런 것 같다.(웃음).
Q. 그만큼 단단해진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 7년 넘게 달려오지 않았다면, 이런 앨범도 못 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팀 활동 하면서, 연습생 생활하면서 감정적으로 진짜 많이 배웠다. 만약 내가 혼자 솔로로 나와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는 단단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더라. 1년, 1년 다 뜻 깊었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 스케줄이 힘들게 일도 해보고, 다 같이 배우면서 사회 생활도 많이 배우고, 그 안에서 팀의 꿈도 있지만 혼자만의 꿈도 키우는 마음도 길러보고 이런 게 되게 중요한 점인 것 같아요.
Q. 러블리즈 멤버들과는 여전히 끈끈한데,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는지?
(재결합 등)그런 이야기는 늘 했었다. 멤버들이 큰 마음 먹고 혼자 힘으로 꿈을 이뤄보려고 한 만큼 지금은 집중하고, 멤버들이 다 뜻이 맞고 기회가 됐을 때는 나중에 앨범도 내고 공연도 하고 싶다는 말은 늘상 하는 것 같다.
Q. 연습생부터 러블리즈, 솔로까지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룹 활동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일에 대한 애정이 원동력인 것 같다. 내가 이 일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서 만약에 내가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이 일이 안 떠날 것 같더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해야지, 안 할 거 아니니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겨냈던 것 같다.
Q. 솔로 첫 정규인데, 이번 음반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이미 이루긴 했는데, 버킷리스트에 썼던 게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일해보기였다. 사실 너무 어렵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 정말 이뤘다.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도 그렇고 앨범을 하나 하나 과정에 있어서 감사해서 어쩔 줄 모르겠고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이렇게까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한 첫 번째 앨범인 것 같다. 더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항상 드는 것 같다.
Q. 팬들이 어떻게 들어주면 좋을 것 같나?
일단 저한테는 새로운 감정들이지만 살아가면서 모두가 겪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공감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공감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앨범이 나오고 나서 공감을 해주실 지, 안 해주실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주시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고 있다.
Q. 솔로 뮤지션으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도 그랬고,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도 그랬고 부담없이 자연스러운 것이 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앞으로도 그런 관계로 다가가고 싶다. ‘자연스럽다. 기분이 좋다. 편안하다’ 이런 식으로 다가가고 싶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가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계속 찾게 되고. 그렇게 되려면 나 자신한테도 더 솔직해져야 하고,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많이 많이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오랫동안 음악 할 수 있는 뮤지션이면 좋을 것 같다. /seon@osen.co.kr
[사진]하우스오브드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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