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러블리즈 멤버들과 재결합 얘기 많이 해…나중에 프로젝트로”[EN:인터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류수정이 소속 그룹이었던 러블리즈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류수정은 4월 20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정규 앨범 'Archive of Emotions'(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를 발표한다. 2014년 러블리즈 멤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후 9년 만에 처음 발매하는 솔로 정규 앨범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앨범은 더블 타이틀곡 'Grabby Girl'(그래비 걸)과 'Love or Hate'(러브 올 헤이트)를 필두로 'Non-Fantasy'(논-판타지), 'WRONG'(롱), '하루 세 번 하늘을 봐' 등 총 13트랙으로 채워졌다. 류수정은 수록곡 전곡을 작사하고, 대다수 곡을 작곡함으로써 20대 중반 새롭게 마주한 고민을 담은 일기장 같은 앨범을 완성했다.
류수정은 17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달리(황현성)와의 공동 작업에 대해 "우리 러블리즈를 좋아해 주시는 밴드 노브레인의 드러머이신데 워낙 스펙트럼이 넓은 분이다. '이 곡을 타이틀로 쓰자', '이 음악을 나중에 앨범에 꼭 담자'고 이야기한 게 아니라 놀면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노래도 만들고 타이틀곡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Jaw(죠)라는 친구는 회사에서 추천해 주셔서 처음 같이 작업을 해봤다. 내가 꿈에 그리던 실력을 갖고 있었고 작업 속도가 정말 빠르다. 곡 수가 많은데 곡을 정말 빨리 잘 만드는 친구라 덕분에 정규를 잘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수정 말마따나 노브레인 멤버들은 러블리즈를 열렬하게 응원해 주는 가요계 선배다. 황현성과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고 묻자 류수정은 "어떤 이미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지 제일 잘 이해하는 분인 것 같다. 나보다 날 더 잘 이해하고 계시고 팬 분들의 마음도 대변해 주신다. '여기서 이런 걸 네가 해야 한다', '여기서 이런 부분이 꼭 있어야 한다'라는 걸 잘 아셔서 나도 혼자 고민한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돼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제가 자신 없어할 때마다 큰 자신감을 준 분 중 한 분이에요. 오빠 덕분에 작업할 때 큰 고비 없이 잘 흘러갈 수 있었죠. 오빠랑 작업하면서 서로 매일 고맙다고, 재밌다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며 작업을 했어요."
이번 앨범에는 류수정 내면의 우울감과 불안감 등 어두운 감정들도 선명하게 녹아 있다. 류수정은 "쓸 때는 그런 감정에 깊이 빠졌던 것 같은데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더라. 지금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다 보니까 한참 우울해 있다가도 저녁에 가족들이 다 퇴근하고 오면 자연스럽게 밝아졌다. 좋은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과정에 대해 "집에서도 작업하고, 작업실에서도 하고, 버스에서도, 침대에서도 했다. 사실 가족들한테는 작업 중인 음악들을 잘 안 들려준다. 피드백이 두렵기도 하고 그래서 완벽한 상태에서 들려드리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신곡을 접한 가족의 반응은 어땠을까. 류수정은 "처음에는 가사 없는 버전을 들려드렸는데 반응이 굉장히 안 좋았다. 이거 어떡하지 싶었다. 내가 원하는 반응이 아니었다. 그래서 본 녹음을 할 때까지 안 들려드렸다. 본 녹음 마치고 들려드렸는데 역시 가사가 있고 완성된 버전을 들으니까 좋아하시더라"며 웃었다.
류수정은 2020년 첫 번째 미니 앨범 'Tiger Eyes'(타이거 아이즈) 발매 당시 기자와 만나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고 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가능할까'라는 생각과 고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다 같이 고민하는 부분인데 그런 고민을 하다가도 팀 활동을 준비하면 또 그런 고민들이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둔 현시점에도 이 같은 고민이 유효한지, 혹은 답을 찾았냐는 물음에 류수정은 "늘상 고민이 되긴 한다. 이번 앨범 만들면서도 그랬다. 항상 다음 앨범을 만들면서도 그런 고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첫 정규 앨범을 만들었고 전곡에 참여하며 그 고민을 많이 떨쳤던 것 같다. 나한테 되게 의미가 깊은 앨범이다. 다음 앨범 때 그 고민을 할 수 있지만"이라며 "다음 앨범을 통해서는 좀 더 위트 있는, 듣기 재미난 음악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러블리즈는 2021년 11월 16일 울림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를 기점으로 공식 해체됐다. 이후 류수정뿐 아니라 모든 러블리즈 출신들은 각자의 매력을 기반으로 솔로 가수, 연기자, 예능인으로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류수정은 "멤버들과 서로 응원을 해주고 힘을 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난 정말 감사했는데 멤버들이 티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진짜 좋다고 해줬다. 이번에 영상 퀄리티가 너무 좋다고, 그런 현실적 피드백이나 반응을 해줘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예인이는 영상 하나에 피드백을 많이 해줬는데 이번에 영상 때깔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를 해 준 게 기억이 나요, 지수 언니는 제가 고민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네가 너무 잘 가고 있고 앞으로 잘해나갈 거야'라며 의심치 않는다고 믿음을 줬죠. 지애 언니는 '너 너무 예쁘다', '좋다'고 해줬어요."
러블리즈 멤버들의 활약을 바라보는 류수정의 마음은 엄마의 마음과 같다. 류수정은 "우리가 이렇게 큰 결심으로 각자 해보고 싶은 걸 하자고 하고 결정을 했는데 그것에 대해 다들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는 것 같아 엄마의 마음처럼 뿌듯하다. 잘한다, 좋아 보인다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러블리즈 출신 미주 역시 5월 새 솔로 앨범을 내고 솔로로 정식 데뷔한다. 서로 이야기 나눈 바가 있냐는 물음에 류수정은 "언니가 원래 그런 계획에 대해 잘 이야기를 안 해서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말쯤 다 같이 만났을 때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언니 앨범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이제 곧 나온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솔로 선배로서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류수정은 "언니랑 나랑 너무 결이 다르다. 그래서 내가 조언을 하는 게 효과가 없을 것 같다. 아무튼 감정을 담아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건 같기 때문에 언니가 진심을 다해 했으면 좋겠다. 내가 말하기가 좀 죄송스럽다"며 웃었다.
러블리즈 그룹 활동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인간 류수정'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 같은 모습을 음악에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류수정은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밝은 에너지를 내야 하다 보니까 밝게 하는 게 좀 습관이 돼 있었던 것 같다. 왁자지껄 크게 이야기하고 크게 웃는 게 습관처럼 돼 있어 내가 그런 성향인 줄 알고 살았던 적도 있었다. 혼자 있게 되다 보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며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워지고 성숙해진 것 같다. 혼자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인간에 대해 집중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 류수정의 모습에 대해 "좀 샤이한 것 같다. 난 부끄러움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극복하지 못하지는 않고,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 밝고 당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오는 발랄함과 개구쟁이, 샤이함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을 대할 때 성격 자체는 밝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러블리즈 멤버들과 완전체로 다시 모여 무대에 오르는 상상도 해본 적 있다고 밝혔다. 류수정은 "멤버들과 이야기는 정말 많이 나눈다. 같이 앨범도 내보자, 콘서트도 해보자, 유닛을 하면 재밌겠다는 말은 나오는데 사실 우리가 각자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 흩어진 것인 만큼 좀 더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각자 하고 싶은 것도 많이 해보고 그렇게 큰 마음을 먹었으니까 솔로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중에 마음이 다 맞으면 프로젝트로 해도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가요계는 아이브와 뉴진스, 르세라핌 등 4세대 걸그룹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 시대를 풍미한 러블리즈 출신으로서 후배 가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류수정은 "나도 걸그룹 데뷔가 꿈이었고 그래서 활동을 그룹으로 시작했다. 그 순간순간 꿈을 이뤘음에도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제가 꿈꾸던 걸그룹이 됐다고 느끼기보다 퀘스트를 하나하나 완수하는 걸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계속 걱정과 불안이 항상 먼저 왔죠. 순간순간 재밌게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더불어 저한테 같은 말을 해주고 싶어요."
류수정은 러블리즈 전성기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러블리즈 같은 경우 안무 시안을 직접 찍기도 해서 잠자고 생각할 시간이 훨씬 부족했던 것 같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첫 걸그룹이다 보니까 여러 가지 시행착오 때문에 더 바빴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시간이 있어 힘들었다고만 기억되기보다 좋은 기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눈여겨보는 걸그룹이 있냐는 질문에는 "원래 걸그룹 자체를 너무 좋아한다. 한 팀 한 팀 다 찾아보지는 못해도 노래가 나오면 들어보고, 유튜브에 뜨면 예쁘다고 보고 그러는 것 같다. 다 본다. 요즘 워낙 잘하는 걸그룹들이 많다"고 답했다.
류수정은 올해 가수 데뷔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묻자 류수정은 "정말 많은데 한 가지를 꼽자면 데뷔 쇼케이스가 되게 충격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이게 데뷔구나, 너무 좋았던 기억이었다. 정말 너무 떨리고 긴장이 됐는데 너무 행복하고 꿈꾸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관객 분들 앞에 서본 게 처음이었다"고 답했다.
솔로 활동 목표도 언급했다. 류수정은 "솔로로서 처음 피지컬로 내는 앨범이다. 이걸 갖고 싶은 앨범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스스로 나도 집에 쟁여놓고 싶은 앨범이 됐으면 좋겠고, 팬 분들한테도 소장하고 싶고 듣고 싶고 갖고 싶은 앨범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팬들에게 듣고 싶거나 바라는 바는 사실 없었어요. 뭐든 들려드릴 수 있음이 좋았죠. 막상 앨범을 내려고 하니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제가 하는 이야기가 진심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냥 이 곡들을 들으면서 고민도 많이 하시게 됐으면 좋겠고, 소소한 행복함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여기 들어 있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다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류수정은 팬들에게 "정말 많이 기다려주셨다는 걸 잘 안다. 그 기다림이 미안할 때도 있었지만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셔서 그게 나한테 정말 힘이 됐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고 울고 싶을 때도 팬 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거 알고 있고 기다려주시는 거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앨범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 항상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나도 여러분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며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전했다.
올해 활동 계획은 팬들과 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류수정은 "지난해보다 팬 분들을 직접 많이 만나 뵙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목표다. 기회가 된다면 팬미팅, 또 공연도 한 번 더 해보고 싶고, 새 앨범도 또 내서 만날 기회를 만드는 게 올해 목표다"고 밝혔다.
끝으로 류수정은 "누구나 첫 정규 앨범에 대한 애정이 많을 것 같은데 정말 한 곡 한 곡 아까워서 정규로 내기 싫을 정도로 많은 애정이 담겨 있으니까 많은 분들께서 한 곡 한 곡 다 들어 봐주시고 많이 고민, 공감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하우스 오브 드림스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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