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예정지 클링커층…“지하수 고속도로”

강인희 2023. 4. 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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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제2공항 예정지에서 화산송이의 일종인 클링커층이 발견돼 시민단체가 동굴 존재 가능성을 주장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 결과 두꺼운 클링커층은 동굴 가능성은 물론 숨골 이상의 지하수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류의 표면은 낮은 온도 때문에 먼저 식어서 굳지만 아래층은 계속 흘러갈 수 있습니다.

끊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동굴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실제로 여러 동굴은 모두 제2공항이 있는 남동쪽으로 향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의 지반조사에서 두께 2미터에서 최고 9미터가 넘는 클링커층 17곳이 발견됐습니다.

얇은 층이 아닌 두꺼운 클링커층은 동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오영훈/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용암이)표면에 차가운 공기를 만나 냉각되면서 파쇄된 형태가 송이 층이기 때문에 두께가 1~3m로 추측하고 있죠. 그런데 두께가 크다는 건 찬 공기를 많이 접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동굴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게 분석되는 겁니다."]

특히, 두꺼운 클링커층은 지하수의 통로인 숨골 이상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영관/경상대학교 지질과학과 교수 : "(클링커층은)투수도가 엄청 높은 그런 암석층이거든요. 지하수 이동에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그런 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자문을 받아 흙과 모래, 송이를 각각 2리터씩 준비해 물의 흐름을 확인해봤습니다.

물을 붓자마자 송이가 있는 통에선 바로 아래로 흘러 내리고 흙과 모래 순으로 물이 빠지는걸 알 수 있습니다.

두꺼운 클링커층의 가치와 기능을 다시 조사해야 하는 이윱니다.

[손영관/경상대학교 지질과학과 교수 : "클링커층은 단단한 용암과 달리 상당히 연약한 그런 지층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공항 같은 시설물을 만들 때 항상 고려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정부지에서 발견된 숨골은 153개, 지하수보전등급 1등급인 저류지 5곳, 여기에 17곳의 클링커층까지, 지반 안전성은 물론 지하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면서 국토부가 작성하고 환경부가 동의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신뢰도만 떨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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